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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캔 날

자료실/농사

by ih2oo 2023. 6. 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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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5일, 장마가 북상 중이라는 일기예보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조바심 속에 아침 일찍 서둘러 장기 밭으로 가는 시내버스에 올랐다. 아내와 둘이 탄 500번 시내버스는 조치원역이 종점인데 장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내리기까지 가는 동안에 순조롭게 잘 운행하여 공주  산성동에서 20분이 채 안 걸린 것 같았다. 마중 나온 동생들과 밭에 도착하니 감자 세 골 중 반은 캔 것 같았다. 오늘 비 온다니까 어제 서둘러 미리 캔 모양이다. 세 여동생 내외와 우리 둘이니 모두 8명 중 1명이 결석하여 7명이 힘을 합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좋았다. 비닐을 걷고 호미로 캐는 감자는 깊이 들어 있지 않아서 캐는 데 어려움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장마철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유지하니  몹시 더운 느낌이다.  뜨거운 날 밭에서 일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처럼 숨이 막힐 지경인데 이때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그야말로 생명의 은인 같다고나 할까. 깊은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인가 들에서 부는 바람인가 더위를 참는 어려운 때에 불어오는 바람은 그 근원지가 어디면 어떠랴. 시원한 바람이면 그만이다. 들판에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은 고마운 바람이다.

바람 덕분에 땀을 덜 흘린 것 같지만, 여전히 더운 날인 것만은 사실이다. 열심히 힘을 합쳐 감자를 다 캐고 보니 아쉽다. 좀 더 많은 수확을 얻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낙 씨감자가 많이 넣지 않았기에 이것만이라도 튼실한 감자알을 거둘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장기밭을 둘러보면 갖가지 작물들이 잘 커가고 있다. 땅콩과 고구마 두둑 사이 이랑을 선호미로 긁었는데 힘차게 벋어가는 잡초를 뿌리째 긁어내는 내 기술에는 잡초도 맥을 못 쓴다. 쇠비름이란 놈이 가장 많고 이름 모를 다른 풀들도 공간을 삐집고 올라오는 그 힘은 놀랍다. 그러나 나의 선호미 앞에서는 힘을 못 쓴다,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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