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싱싱한 열무 한 단에 2500원 하는 걸 두 단, 얼갈이배추 한 단에 2500원 한 단 사고 청양고추와 쪽파 등 재료를 사서 배달시켰고 도착한 재료로 작업에 착수했다. 배 한 개를 껍질 벗겨 4 등분하고 양파 한 개 껍질 벗기고, 믹서기와 매실청 등 도구와 재료를 갖다 주고 쪽파를 다듬는 일을 안제나처럼 도우니 고마워한다. 열무김치 담그는 달인인 아내는 동생들이고 애들이고 모두들 맛있어하니 늘 달인 소리를 듣고 있어서 나도 기분이 좋다.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다듬어 자르고 쪽파도 다듬어 준비한 후 다른 채소도 다듬을 건 다듬고 자를 건 자르고, 찹쌀가루며 풀을 쒀서 식히고 적당 양의 소금과 매실청 등 준비된 것들을 넣는 열무김치 담그기의 순서는 정해져 있고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것 같지만, 잔 손이 많이 가는 일이고 사용하는 재료들의 양과 간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려운 듯 보였다. 이러니 애들이 늘 제 엄마 솜씨만 믿고 배우려 하지 않는다.
밭의 열무와 어린 배추가 여름 김치 담기 알맞게 자라서 네 집이 먹을 김치 담그는 작업이 이루어진 날에 둘러본 밭 모습이다.
이른 봄 언젠가 퇴비를 많이 쌓아놓고 온 밭에 펼 일이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밭에 거름을 고루 펴고 경운하여 골을 타고 때 맞춰 여러 작물들을 씨 뿌리고 가꾸어 벌써 자란 모습이 대견스러울 정도다. 심은 작물 수도 많거니와 모두 일일이 손대어 만든 시설과 구조물들의 모습을 볼 때 참으로 많은 시간과 장비와 예산이 투자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의 보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닐 씌운 작물 사이로 자라는 잡초를 선호미로 긁는 작업을 잠깐 하였다. 더운 날씨에 땀이 흐르는데 가끔 부는 들바람이 여간 시원한 개 아니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언덕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노래 가사를 생각한다. 바람은 이럴 때 참으로 고마운 바람이다.
오늘은 혼자서 라면 끓여 먹을 팔자였나 봅니다. 밥이 있으면 데어서라도 먹겠는데 전기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밥 한 숟갈도, 쌀 한 톨도 안 보입니다. 씻어 놓은 쌀도 못 찾겠어서 하는 수 없이 라면을 끓이기로 작정하여 있을 만한 솟을 뒤져도 라면이 안 보입니다. 집에 라면 하나쯤은 있을 법 한데 없는 건지 못 찾은 건지 안 보여서 하는 수 없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려고 갔더니 다섯 개 묶음이 5천 원 달랍니다. 라면 한 개 값이 천 원인 셈입니다. 여태껏 라면 한 개 값도 몰랐던 나입니다.
라면 봉지에 작은 글씨로 적힌 글을 읽어봅니다. 라면 조리법을 찾아 읽어 봅니다. 물의 양과 끓이는 방법이 자세히 적혀있어서 그대로 했습니다. 거기대로만 하고 덧붙인 것이 마늘과 양파 그리고 대파를 썰어 넣고 달걀 하나 넣은 것도 내 재량입니다. 끓는 물에 라면 먼저 넣고 건더기와 수프를 널고 4분 30초 동안 더 끓이라는데 그대로 했지요. 물 세 컵이면 많을 줄 알았는데 하라는 대로 했더니 나에게 딱 맞습니다. 내 입맛에 맞는 라면이 된 셈입니다. 맛 나는 라면을 끓여 먹은 이야깁니다.
김치와 곁들여서 다 먹었는데 나에게 맞는 양이고 맛도 좋고 기분도 좋았지요. 다 먹고 먹은 그릇을 닦는 설거지를 했는데 주방 세제를 조금 발라서 빈 그릇 모두 젓가락까지 잘 닦아서 그릇 보관대에 잘 놓는 일까지 마무리를 잘했다는 자부심으로 오늘 점심은 즐거운 점심이었다고 자평합니다.
2023년 5월 5일 어린이날인데 비가 온다. 비가 오거나 어린이날이거나 개의치 않고 론볼장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보였다. 휴일에 날씨도 궂은데 7 링크는 6명, 6 링크는 8명, 도합 14명 그리고 응원자 1명 합하니 15명이 참여한 오늘이다.
론볼 경기가 다 끝나는 시각이 11시가 채 안 되는 시점이다. 공주시 종합사회복지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터미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보니 지붕 위로 뒤덮은 느티나무 가지가 앞쪽까지 휘늘어져서 전방 시야를 가린다. 의당 쪽에서 오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나뭇가지가 비를 머금어서 더욱 늘어지니 오는 버스를 보는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 연장이나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나뭇가지를 휘어잡아 꺾는 작업을 좀 했다. 계속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굵은 가지를 잡아당겨 꺾는 일을 하고 나니 약간의 시야가 트였다.
하고 나니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개운하지 않다. 도로 주변의 수목관리는 시 도로과에서 하는 걸로 아는데 누구라도 알려야 할 것 같다. 도착한 버스를 타고 보니 앞유리에 달린 유리 닦는 기구에 나뭇잎이 끼어서 보기 안 좋다. 승객이 편하게 승차하게 정류장에 버스를 가까이 대준 기사님이 고마웠는데 너무 가까이 대어 나뭇가지가 낀 것 같다. 요는 정류장 가까운 곳의 늘어진 나뭇가지 때문이다.
버스도 편하고 승객도 편한 정류장 시설은 언제나 관심 둘 일이다.
공주시 신관동행정복지센터에 청보리 이삭이 나왔다. 아주 좁은 터에 뿌린 보리가 제법 자라서 이삭이 나왔는데 요즈음 이런 보리 보기가 쉽지 않다. 화초로 씨 뿌린 동사무소의 배려에 고마운 생각이다.
유튜브에서 본 내여ㅛㅇ이다. 영어에 관심을 두고 보니 이런 말들도 관심이 간다. 배움은 늙어서도 계속되어야 한다. 재미있으니까 흥미롭다.
2023년 5월 1일, EBS TV에서 밤 8시 30분에 방송되는 '왕초보 영어'라는 제목의 프로를 시간 날 때마다 보는데 나에게는 알 듯 말 듯한 내용이다. 왕초보인 나도 한참 보면 그럴듯하여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영어 공부는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에 수긍하면서 모르더라도 그냥 시청한다.
2023년 4월 23일, 오랜만에 가 본 대교리 밭에는 새봄의 상징이 뚜렷했다. 그 많던 퇴비도 뿌려졌고 벌써 파종이나 이식이 끝난 작물은 싹이 터서 제법 자란 모습이었다. 동생들 모두 애쓰고 있지만, 특히 막내 매제가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하는 것 같아서 마음 찐하다. 상추와 쌈채소가 싹이 터서 제법 자랐고 아로니아 꽃이 하얗게 폈으며, 오가피와 두릅 그리고 다른 순을 데쳐 먹는 어린순들이 입맛을 돋우는 것들이었다.
매제는 구절초 정리를 하는 사이에 우리는 인절미용 쑥 뜯는 작업을 하였고 그걸 다듬고, 추리고, 삶고, 건져서 꼭 짜고 하는 쑥 익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오랜만에 아궁이에 불 때는 화부 노릇을 했는데 땀이 덤벅이 됐다.
오늘 뜯어 정리한 쑥은 앞으로 쑥 인절미 만드는데 요긴하게 쓰일 것이지만, 오늘 작업으로 봐서 떡 먹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을 체험했다고 볼 수 있다.
장기 밭이라 일컫는 이곳 넓은 밭에서 애써 농사하는 동생들이 대견스럽고, 쉽게 거저 갖다 먹는 나는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다. 뭐 하나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