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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탱

절/서울관문사(금불대)

by ih2oo 2009. 6.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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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탱 / 감로탱화

  불교도라면 누구나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의 직계 조상이 극락왕생 하기를 바란다. 헌데 사람이란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크고 작은 죄를 짓기 마련이므로 늘 마음 한 구석에는 죽어서 지옥에 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생애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해서 그 동안 지은 죄를 벌충하려고 선한 마음을 먹고 선한 행동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부모나 그 윗대의 조상들이 지은 죄는 어떻게 해볼 수 없다. 그렇다고 그분들이 지옥에 빠져있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자기는 부모와 조상들의 분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효성이 가장 큰 덕목이 되어왔다.

 이러할 때 비록 살아 있을 때 지은 죄라 하더라도 뉘우치고 그에 합당한 참회의식을 하면 없어질 수 있다는 사상이 성립되어 많은 사람들의 심각한 고민을 덜어주게 되었다. 참회의식은 바로 <불설우란분경(佛說于蘭盆經)>을 그 근본경전으로 삼아 나온 우란분재(于蘭盆齋)를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감로탱(甘露幀)이다.

 어떤 학자들은 감로탱을 ‘조상숭배 신앙이나 영혼숭배 신앙의 내용이 그림으로 펼쳐진 그림’이라고 정의하지만, 그렇게까지 거창한 수식어를 달 필요는 없을 것이다.
 본래 우란분재는 중국에서 매우 성행하던 의식으로 음력 7월 15일 백중에 돌아가신 부모를 위하여 시방의 부처님과 스님께 음식을 공양하면 지옥에 떨어진 부모를 구제할 수 있다는 의식이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자 고려와 조선시대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행되었다. 그런데 조선시대 후기에 들어와서 우란분재 때 <우란분경> 또는 감로탱을 그려 모시는 것이 관례가 되었고, 자연히 매우 많은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다.
 
 
경기도 화성 용주사 대웅보전에 모셔진 감로탱화 상단부분
 

 감로탱의 구도는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주된 이야기는 아귀도(餓鬼道)를 떠도는 죽은 영혼에게 감로왕이 ‘단이슬[甘露]’을 상징하는 음식물을 베풀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을 달래주고, 마침내 극락에 왕생토록 하는 의식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감로를 내려주는 감로왕이다. 그래서 감로탱을 일명 감로왕도라고도 부른다. 감로왕은 바로 서방정토의 주불인 아미타불을 말하기 때문에 감로탱의 맨 윗부분에 아미타불을 비롯한 일곱 부처님이 그려지게 된다.

 구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의 구성이 대체로 상단·중단·하단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상단은 극락에 있는 아미타불 일행이 지옥의 중생들을 구제하러 오는 장면을 그렸으며, 그림 오른쪽에 지옥의 중생들을 인도하여 극락으로 데려가는 보살인 인로왕(引露王) 보살이 그려져 있다. 이 부분만을 특히 극락접인도(極樂接引圖)라고 한다.

 중단에는 중앙 정면에 음식을 성대하게 차리고 재를 올리는 성반(盛飯) 의식을 그렸는데, 경상북도 안동 봉정사(鳳停寺), 경상남도 하동 쌍계사(雙磎寺) 감로탱처럼 성반 의식이 없는 감로도도 있다. 성반 의식을 화면 중단에 그린 것은 극락왕생의 공덕을 표현한 것이다.

 하단에는 각종 지옥도가 표현되고, 그 옆에 지옥문을 들어서는 중생들을 바라보고 서있는 지장 보살을 그렸다. 이 지옥 장면은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이른바 육도(六道)를 압축하여 묘사한 것으로서 육도에서 고통 받는 중생의 모습을 강조하여 사람들에게 죄를 지면 가게 되는 지옥의 험악한 광경을 보여줌으로써 착한 마음을 먹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때때로 지옥장면 대신 죽은 사람들의 살아 있을 때의 생활상이 묘사된다. 노름을 한다든지, 술을 너무 마신다든지, 부모에 불효한다든지, 싸운다든지 하는 등등의 악행이 주로 그려진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나쁜 일 때문에 지옥에 가게 되니 조심하고 명심하라는 의미다. 어쨌든 불화에서는 보기 드문 이러한 현실생활에 대한 사실적 묘사로 인해 감로탱은 풍속화로서의 가치도 아울러 갖고 있다.

 http://club.cyworld.com/club/main/club_main.asp?club_id=52451384


 

서울 관문사 4층 옥불보전에 모셔진 감로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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