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5) 벌써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달라는 사람이 없다.
제목을 바꿔보자.
처음에는 ‘갖고 싶은 책’이라 했고
얼마 후에는 ‘드리고 싶은 책’이라 했는데도 원하는 사람이 없다.
이번에 이렇게 고친다.
「체육 행사연설문 선집, 이 책이 필요하신 분 연락 주십시오. 긴요하게 쓰실 분께 드리렵니다.」
2016년 2월 27일 토요일
내가 갖고 있는 책 중에 중요한 책, 이 책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
요긴하게 활용할 어느 한 분에게 무료로 드리고 싶다.
사람은 책을 통해서 모든 걸 배우고 깨닫고 느끼면서 살아간다.
물론 내 책이 아니라도 빌려서 보기도 하고 얻어서 보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책만큼 중요한 게 없으리라.
나도 공직생활 43년 하는 동안 많은 책을 대했다.
주로 공무를 집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적 책이었지만, 책을 떠난 적이 없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교직에 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았다고 생각된다.
첫 발령 받고 그 학교에서 어린이 신문에 연재되는 일일 연재소설을 읽어주면
그걸 듣고 재미있어하며 내일을 기다리는 그 총명스러운 어린아이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황금박쥐’와 ‘장발장’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소설책을 매일 읽어주면 숨소리 하나 안 나게 듣던 그 아이들이 신통하기까지 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던 나였기에 남의 집에 가면 먼저 그 집 책꽂이부터 살폈던 기억이다.
어렸을 때, 남의 집 책꽂이에 꽂혀있는 ‘아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나도 모르게 꺼내어 단숨에 읽을 정도로 정신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도회지 사는 친구가 방학 때 내가 사는 시골에 올 때마다 만화책 ‘밀림의 왕자’와 ‘심청전’, ‘흥부와 놀부’ 등을 같이 보던 그 시절이 그립다.
정년을 앞둔 마지막 근무교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의 생일 선물로 책 한 권씩을 선물했던 이유도 책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영양분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나에게 아주 인생의 길라잡이 노릇을 한 뜻깊은 분 중에 한 분은 황수연 선생님이다.
이분이 오래전에 서울교육청 장학관으로 있을 때 만든 책을 나에게까지 보내 주었다.
친필로 저자 사인까지 해서 받았다.
책 이름이 ‘체육행사연설문 선집(體育行事演說文 選集)’
이 연설문집에는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대회 마라톤 우승 당시의 신문 사설을 비롯하여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의 치사, 역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등
각종 체육행사의 대회사, 그리고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대회 관련 연설문들까지 중요한 각종 체육행사의 연설문 343편이 게재되어 있다.
1992년 11월 15일 발행된 이 책은 총 533쪽 분량으로 編著者 黃水淵이다.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는 온양의 충무교육원에 장학사로 있었는데 당시 동료 장학사 한 분이 체육 전공으로 이 책을 무척 갖고 싶어 한 사실을 무시하고
지금껏 소장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교육장까지 지내 그분에게 진작 드렸어야 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만,
당시에는 이 책을 주신 분의 정성이나 이 책에 대한 애착이 참으로 많아서 그러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는 교직에서 정년퇴직한 지 9년에 접어드는 오늘, 이 책을 더 지니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꼭 필요한 사람에게 드려서
더욱 긴요하게 활용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할 것 같다.
체육행사연설문 선집(體育行事演說文 選集)에는
치사(致辭)가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개회사를 비롯하여 88개
개회사(大會辭)는 제50회 전국체육대회 대회사를 비롯하여 116개
축사(祝辭)는 제5회 세계주니어 여자핸드볼 선수권대회 축사를 비롯하여 34개
격려사(激勵辭)는 유니버니아드대회 출전선수단 결단식 격려사를 비롯하여 45개
환영사(歡迎辭)는 제50회 전국체육대회 환영사를 비롯하여 50개
기타(其他)는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 공식보고서 발간사를 비롯하여 8개가 수록되어 있다.
편저자의 끈질긴 자료수집과 집요한 노력으로 정리 발간한 크나큰 보람의 결정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시 서울특별시 이준해 교육감은 추천서를 썼는데 그 일부는
‘각종 체육행사에서 행해지는 대회사, 격려사 등은 그 대회의 목적과 의의를 밝혀주고 선수들의 성취동기를 강화하여 주최자의 염원을 담고 있어
그 내용 자체가 체육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꿈과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체육행사에서 행해지는 연설문들이 갖는 의미는 이와 같이 중요합니다.
이 책은 학교행정가와 체육교사, 그리고 각종 체육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행사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지며, 또한 체육 일꾼들이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귀중한 이 책이 어느 누구의 책장에 먼지를 쓰고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많이 활용하실 분에게 드리려는 용단을 내렸습니다.
이러는 나를 이 책을 주신 나의 거울이신 서울의 황수연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리라 믿습니다.
자주 뵙지는 못 하지만, 도움 주신 청양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늘 건강하실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늘 건강히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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