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라디오를 들으며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학택지사 라는 내용이 나왔는데 그 내용을 들어보니 마음에 와 닿았다.
여러분과 같이 공유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내가 높아 지려면 내 주변사람 부터 높여라,
이것이 진정 내가 높아 질 수 있는 방법이다."
한비자(韓非子)란 책에 보면 물이 말라 버린 연못 속에 뱀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런 역설의 미학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일명 학택지사(涸澤之蛇)라는 고사입니다.
학, 삼 수변에 곧을 고(固)자, 물이 말라 버렸다는 뜻이고요,
택(澤)은 연못 택자입니다.
그러니까 학택지사는
바짝 물이 말라버린 연못의 뱀이란 뜻인데요...
한비자 설린편에 나오는 물이 말라 버린 어느 연못에 사는 뱀의 생존전략은 이렇습니다.
어느 여름날 가뭄에 연못의 물이 말라 버렸습니다.
그속에 사는 뱀들은 다른 연못으로 옮겨 갈 수 밖에 없었죠.
이때 연못에 사는 작은 뱀이 나서서 큰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앞장서고 내가 뒤따라 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보통 뱀인 줄 알고 죽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를 당신의 등에 태우고 가십시요. 그러면 사람들은 조그만 내가 당신처럼 큰뱀이 떠 받드는 것을 보고 나를 아주 신성한 뱀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오히려 떠 받들 것입니다."
큰뱀은 이 제안을 받아 들였고 뱀들은 당당히 사람들이 많은 길로 이동하였습니다. 사람들은 큰뱀이 작은 뱀을 떠 받드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고 뱀들을 건드리지 않았죠.
결국 뱀들은 목적지까지 아무런 장애도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한비자의 고사는 윗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부하들을 대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원하는 수준이 안된다고 남들이 보는 가운데 부하직원을 무시하기 보다는 그들의 작은 능력이라도 인정해 주고 북돋아 준다면 결국 조직을 위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요?
라디오시사고전
한국 예술종합학교 박재희 교수 (2009.03.06)
리더보다 뛰어난 부하가 어디 있겠습니까. 능력이 있다면 그가 리더가 되었겠지요. 그러나 자신보다 못한 부하를 남이 보는 가운데 더욱 우대하고 대접해 준다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그에 대한 경애심을 더욱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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