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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査頓)이야기

ih2oo 2010. 12. 24. 15:08

지난 토요일, 승남여사의 자혼이 있던 날 (2010년 12월 11일)

문 대감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예식장이 교회인터라 잘 차린 잔치는 먹었으되 어디 장치상에 술이 있어야지.

 

예수님께서 술을 먹지 말랬는지 교회에서 예식을 하면 하객들에게도 술이 없다.

천주교는 신부님도 술을 잘 드시는데.

 

신자는 안 자셔도 하객들까지 따라서 먹지 마라 이건가 보다.

기회에 한 번 술 참는 것도 공부지 하면서

피로연 자리인 지하에서 안주만 많이 먹고 나와

한 잔 파는 집까지 걸으면서 「사돈이야기」를 구수하게 하시는 문 대감님.

 

바둑을 좋아했다는 개로왕 이야기에 이어서 사돈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야기 장면 장면을 상상하면서 들으니 그럴듯 했다.

 

문 대감님이 역사전공이시니

졸음이 오는 학생들에게 이런 구수한 이야기를 해줬을 것을 생각하니 그 역사시간이 즐거웠을터.

 

고려 때 여진정벌 했던 윤관과 그와 친했던 오연총 사이가 사돈간이었다나.

이 두 사람은 술을 좋아하는 사이로 강을 사이에 두고 살면서 윤관은 아들을, 오연총은 딸을 가져서

서로 사돈이 된 사이로 막역한 친구이기도 한 모양.

 

한 번은 윤관네 술이 잘 익어서 문득 오연촌 생각이 나므로 하인에게 술통을 지게하여 오연총네 집으로 향하는 중

장마로 강물이 불어 건널 수 없게 되자, 나무덩쿨 아래 앉아 쉬면서 강 건너을 보니

건너편에서는 오연총 역시 잘 익은 술도가니를 갖고 윤관 집으로 오던 중 강을 못 건너고 앉아 있는 모양

강을 사이에 두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둘은 이런 제의를 한다.

 

대감이 갖고 온 술을 내가 가지온 술로 알고 자시고 나는 내가 가지고 온 술을 대감이 갖고 온 술로 알고 서로 마십시다.

 

“대감 한 잔 드시요.”하고 윤관이 술을 따르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면

“대감, 고맙소이다.” 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면서 오연총이 자기 술을 한잔 마시고, 이번엔 윤관에게 잔을 권한다.

윤관도 오연총이 주는 술마냥 자기 술을 딸아마시기를 거듭하여

해가 넘어갈 때까지 하고 보니 두 사람 모두 얼근하게 취하였더라.

 

이렇게 두 사람이 등걸나무에 앉아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양을 사돈(査 등걸나무 사, 頓 고개 끄덕거릴 돈) 이란다나.

 

들은대로 기억을 더듬어 적다보니 맞는지 모르겠다.

 

※옳지 않으면 댓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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