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5일 일요일
개명사 불공 법회 날이다.
멀리 울진 봉화사에서 법회 시간 늦지 않게 도착하신 거사님, 법회 시작 전에는 몰랐지만, 법회가 끝난 뒤에 성함을 여쭈었다.
거사님은 최찬문 거사님이라고 시원스럽게 알려주신다.
오늘 거사님의 불공 집전은 여느 거사님 같았지만, 불공이 끝나고 신도들에게 앉으라 하고 몇 말씀 하셨다.
말씀의 요지는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어느 절의 주지 스님과 창호지 장수는 매우 친한 사이. 왜냐면 창호지 장수는 배만 고프면 그 절에 들르고
들를 때마다 주지 스님은 밥을 주시고. 이런저런 관계로 돈독한 사이인데 어느 날 창호지 장수가 절에 찾아가니 주지 스님이 안 계신 거다.
배는 고파 죽겠는데 주지 스님이 안 보이니 야단이 나 있는데 그때 마침 어느 새댁인듯싶은 신도가 쌀을 이고 절에 온 것이다.
와 보니 스님은 안 계시고 두 손님이 계시는데 모습은 의젓해 보였다. 이 두 창호지 장수는 얼른 밥을 짓게 하고 불공의 목적을 알아서 득남을 비는 불공을 시작하는 거였다.
둘이서 득남을 위한 불공을 하는데 적당한 말이 없는 거라.
‘둥그리 둥둥 창호지, 뭐라 뭐라 구구리’ 갑자기 나오지 않는 염불 소리를 꾸며대며 한참을 이렇게 했겠다.
아마 30분은 했나? 배는 고프고 부처님 앞에 놓인 밥 냄새는 회를 진동시키고 하니 더는 못하겠는가 보다.
이렇게 끝내고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는데 절을 나오는 길에 새 아낙이 주지 스님을 만난 거다.
어쩐 일인가? 아들 낳아달라는불공을 드렸는데 주지 스님이 아닌 다른 분이었네요.
아니 뭐라고 하던가? ‘둥그리 둥둥 창호지, 뭐라 뭐라 구구리’ 뭐라고 하던데요.
참 잘했네. 여간해서 듣기 어려운 불공이었구먼, 꼭 아들 날 걸세
주지 스님이 하는 말이었다.
그 뒤로 정말로 아들을 낳았는데 그것도 쌍둥이 아들이었다나.
부처님은 지극 정성으로 비는 사람에게는 꼭 소원을 이루어 주신다고.
소원을 빌 때는 어린 애가 젖을 달라고 보채듯이 간절히 빌어야 한다고.
또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한테 밥 달라고 하면 엄마가 밥을 챙겨주듯이 간절하게 애원하는 자식에게 주듯이
부처님은 애가 닳도록 달라는 사람에게,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에게 소원을 이루게 한다는 이야기.
우리가 꼭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건성으로 그럭저럭 그냥 시늉만 낼 것이 아니라 간곡하게 진실한 마음으로 애절한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최찬문 거사님 거사님의 불공 시간이 짧았다고 절대로 우리 주지 스님께 일러바치지 않을 겁니다.
울진까지 안녕히 가셨겠지요.
거사님 말씀 우리 절 신도와 함께 잘 들은 신도회 부회장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공주 개명사에서 말씀 하시는 울진 봉화사 최찬문 거사님(2014년 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