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5일 금요일
보건소에서 불소액을 가져오는 길에 오 회장님 댁 옆을 지나오다 언뜻 보니
절에서나 볼 수 있는 주련 같은 문구가 보인다.
담장 때문에 잘 안 보여서 발을 옮겨 대문 가까이 가 봐도 창살이 가린다.
대문 창살 사이로 간신히 사진으로 담았는데 모르는 글이라 집에서도 알아내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러나 나의 자랑스러운 근기로 기어이 찾아내고야 말았다.
여늬 가정집에 한시가 걸려있다는 점도 특이했지만,
글 내용이 보통 사람이 갖출 덕목으로는 매우 고차원적이라 생각했다.
평소 오 회장님의 성품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다.
내가 알아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 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바탕은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 우신지)
버들은 백 번 떨어져 나가도 새 가지 돋아나네.
조선시대 신흠이 지었다 이 내용을 김구 선생도 좋아 했다고 한다.
집안에 걸린 이 시의 앞에는 다음 내용이 또 있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 항장곡)
오동은 천년을 묵어도 그 가락을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 불매향)
매화는 일생 추위에도 향기를 팔지 않느니.
신흠(申欽, 1566~1628)은
조선시대 정철, 박인로, 윤선도와 더불어 조선의 4대 문장가로 꼽힌다.
728x90
'잔잔한미소 >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즈음 소식이 없어서... (0) | 2021.01.18 |
---|---|
황금연못 (0) | 2021.01.18 |
오양식, 신계철 부부 서화전 (0) | 2020.11.26 |
공주시교육삼락회 봉사클럽 (0) | 2020.11.25 |
오늘도 기분 좋다 (0) | 2020.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