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일 금요일
공주 의당면 청룡리 메타세쿼이아가 서 있는 길,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을의 끝자락이지만, 11월 첫날 모습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비가 오면 나서기 꺼리는 이 길을 오늘도 나는 우산 받쳐 쓰고 천천히 걸었다. 나처럼 이 비 오는 길을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다. 걷다가 가끔 만나는 사람들 얼굴은 몰라도 지나치면서 잔잔한 미소로 감정을 전한다. 말은 안 해도 같은 기분을 같이 맛보는 동료 의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아직은 깨끗하다. 쓰레기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매달린 이파리들이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옆의 다른 나뭇잎, 노랗고 작은 나뭇잎이 가끔 보이는데 이것은 보기 좋다. 걷는 발길에 무엇이 있어도 좋다. 바람에 파르르 춤추며 날려 떨어지는 작은 나뭇잎이 자연스럽게 내 발밑으로 자리한다.
앞으로 메타세쿼이아 잎도 떨어지겠지만, 아직은 깨끗한 발 밑이다.
길 옆에는 파란 맥문동 작은 키가 꽃피고 열매 맺어 아직도 달린 모습이고, 그 아래로 시들어가는 갈색 연잎들이 보이는 산책길이다. 모두 길 옆에 설치된 걸 세어보니 네댓 개 벤치와 하나의 정자가 보이고 연못 끝에 또 이런 모습의 그네와 정자가 보인다. 서늘한 오늘 날씨에 이들은 누가 반기지 않는다. 그러니 혼자서 누가 오거나 말거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름에는 지나던 사람들이 제법 찾아와 앉았다 쉬던 곳인데 날이 서늘하니 그들 만이 혼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메타세쿼이아길 옆에는 공주시립탁구체육관이 있는데 요즈음 새 탁구장이 신축되어 완공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먼저부터 있던 탁구체육관을 보니 출입문 바로 위에 밝은 조명등이 꺼지지 않은 채 오늘도 그대로다. 며칠 전에 공주 시청에 전화하여 대낮에 켜진 조명등을 껐으면 좋겠다 했는데 끈다는 확답을 받았는데도 어제도 오늘도 그대로 불빛이 환하다. 아침 9시가 넘은 이 시각, 한낮에 밖을 밝힐 불빛은 아니다. 한낮에 켜진 조명등은 불필요한 것이다. 전력의 낭비다. 공주시에서 여기에 대낮을 밝힐 등불이 꼭 필요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저걸 어떻게 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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