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미소/잔잔한미소

다 때가 있다

ih2oo 2025. 12. 18. 14:09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정안천 둑길에 활짝 폈던 코스모스가 그립다.

한겨울에 코스모스를 생각하는 나는 철도 모르는 사람이다. 아니다. 가을 둑길에 코스모스가 그렇게도 울긋불긋 멋지게도 폈었는데 지금은 삭막한 둑길이니 그게 보고 싶어 지는 거다.

왜 그런 생각이 났나 엊그제 생각한 건데 여기저기 폈던 가을꽃 코스모스가 시들고 그 자리에 씨가 맺힌 건 본 후로 꽃이 졌나 보다 하고 무심하게 지금까지 지났다가 갑자기 그 코스모스를 론볼장 가까이서 보려고 코스모스 씨 받을 생각이 울컷 난 것이다.

론볼장에 있는 바가지를 들고 연못가 산책길로 나섰다. 연못이 끝나는 부근에도 코스모스가 심겼던 기억을 더듬어 그곳에서 씨 받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곳곳 하게 서 있는 코스모스 대는 멀쩡한데 씨는 다 떨어지고 없다. 더러 끝에 남았는  몇 개를 드물게 발견하여 떨고 보니 바가지 밑바닥도 안 찬다. 

그 후 며칠이 지나서 오늘은 둑길의 코스모스씨를 받기 위해 나섰는데 이미 베어진 코스모스 대공은 땅바닥에 누워 있고 꽃이 맺혔던 그 부분은 땅에 떨어져 있다. 하얗게 서리 내린 그 둑길 가장자리의 코스모스는 그 씨가 하나도 없다. 장갑 낀 손으로 몇 가닥씩 바가지에 대고 탁탁 두드려 보았는데 하얀 서리만 바가지 안에 가득하고 씨는 없다.

아하 이것도 때가 있다. 아무리 많았던 것도 시기가 지나면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

임자 없는 물건, 아무나 가져가도 좋은 물건이라도 나중은 없다. 내 생각에 코스모스 씨를 받으려면 적어고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채종 하면 좋았을 걸 그랬다고 오늘의 작업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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