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가운데 8호짜리 자전거가 있었는데
그 8호가 무얼 말하는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바퀴 크기가 큰 자전거를 말하는 것으로 안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이니까
지금부터 50년쯤 전의 일이 생각 난다.
그때 내 친구가 통학할 때 타고 다닌 것이 미쓰비시 일제 8호짜리 자전거였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쌍신동(당시는 우성면 쌍신리) 집에서 학교까지 약 5KM 정도 되는 거리를 매일 왕복하여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중고등학교 통산 6년이다.
그 당시 나의 한 친구는 나보다 곱절이나 더 먼 곳에서 통학했는데
그는 다행히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학교 가는 도중에 나를 만나면
꼭 나를 태워줬다.
태울 때는 언제나 나를 뒤가 아닌 앞에 태웠다.
그는 나를 자전거의 앞 체대에 옆으로 앉게 하여 태우는 것이다.
그것도 황송해서 몸을 좀 숙이고 그의 운전하는 대로 맡겨두어야 했다.
그는 자전거 운전 솜씨가 그야말로 베테랑급이었다.
그 당시 도로는 포장도로가 아닌 신작로, 자갈길이었지만,
요리조리 자갈을 잘도 피하여 운전했다.
내가 19957년 중학교 입학해서부터 1963년 1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6년간 걸어서 통학하는 동안 간혹 친구를 만나면 그가 태워주는 날은 걷지 않아서 좋았다.
그러나 무거운 장정을 앞에다 태우고 자갈길을 운전했던
그 친구는 괴로웠을 텐데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은 그 친구가 문득 생각나는 오늘 아침이었다.
공주시 종합생활복지관 론볼 연합회원 단합대회에 참석하는
오늘 아침 정안천 생태공원 옆 언덕 둑길을 자전거를 타려 하니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을 보고
그 어릴 적의 생각을 떠올려본다.
태재 친구!
그 당시 참으로 고마웠어.
중고등학교 6냔간 같은 학교를 다닌 추억도 추억이지만,
지금도 늘 나를 많이 생각해 주는 친구
어머님상 때 늦게와서 미안하다면서 산소까지 찾아 뵈어야 한다던 그 친구
고마운 나의 친구다.
나는 나의 자전거를 자랑스럽게 타고 다닌다.
어릴적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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