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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람들

모임/공주사범10회

by ih2oo 2013. 12. 3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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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9일 일요일

12월이 다 가는데 이렇게 우린 만났다.

졸업한 지 50년이 지나는 오늘, 공주생명과학고 뒤편에서.

 

여기 사진에 나온 사람 말고도 13명을 더 만날 수 있게 해준 사람은 이번웅이다.

나는 책임감도 있지만, 동기 중 공주 사람은 나 한 사람이니 온종일 오가는 친구들을 보내고 맞았다.

학교 재학 때는 분단장 한번 해 본 적 없고 여러 사람 앞에 잘 나서지 못하던 내가 후회스러웠다.

지난 2013년 재전 공사 10회 모임의 심부름꾼이 되어서야 안 나가던 모임을 한 번도 안 빠졌던 나다.

대전 모임의 굴레를 벗게 되자 전국 모임이 있던 10월에 전국 동창 모임을 책임지게 되어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 내야하고 기왕에 할 일이라면 얼른 하자는 쪽으로 위안으로 삼고 내년 모임 준비를 할 참이다.

 

70이 넘은 우리 동기 중에 아직도 동안의 친구가 있고 나이를 속일 수 없게 만드는 백발 아닌 은발의 빛나는 머리가

중후한 멋을 느끼게 하는 친구도 있다.

 

여러 사람의 풍부한 머리숱을 돋보이게 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런 나는 나름대로 자랑을 한다.

이제 빠질 거리가 없는 번들거리는 머리는 경제적이고 환경을 보호하고 남을 위한 희생정신이 있다고 자부하는데

따지면 더 많은 좋은 점이 있을 것 같다.

 

감을 때 비누나 샴푸와 린스가 필요 없으니 물을 오염시키는 일이 없고

머리를 감고 말리는데 수건으로 슬슬 떨기만 해도 금방 마르니 말리기 위한 전기가 소용없으니 경제적이고 

나로 하여금 풍부한 머리를 가진 사람의 자존심을 세우게 하여 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하다.

 

민섭이는 나보고 방송인 누구처럼 박박 밀으라는데, 그러면 어떨까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괜히 제 머리가 아니라고 그냥 한 번 내뱉은 소리라면 뒤엉켜 볼 일이다.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자.

 

서울 필동 수도경비사에서 군 복무하던 용남, 학교다닐 때 미스비시 8호짜리 자전거를 태워 같이 통학하던 태재

요즈음도 자주 만나는 대전의 여러 친구들과 당진과 천안의 친구들 많이 만나서 반가웠다.

친구들 중에 아마 전국적으로 유명한 게 나태주 시인이 아닌가 싶다.

그의 시가 교과서에 실렸다고 하니 유명하지 아니한가.

가까이서 그의 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작은 풀꽃,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오래보아야, 가까이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그의 시.

마지막에 `너도그렇다'는 구절이 빠지면 그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

예쁜 것 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도 그의 설명으로 알음을 더 굳혔다.

 

우리는 이렇게 인생의 후반부를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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