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2일 일요일
오늘 뽑은 무, 이게 다입니다.
집 근처 틈새 밭에 심었던 무가 가뭄과 장마를 견디고 이만큼 자라 준 것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물론 틈나는 대로 북도 주고 비료도 뿌리고 곁가지도 따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배게 난 무들을 알맞게 솎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솎아주기를 게을리 한 곳은 콩나물처럼 한데 어우러져 자라서 제대로 크지 못했더군요.
촘촘하게 씨가 섰다고 좋은 게 아니지요.
적당한 간격에서 적당한 양분을 먹고 커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입니다.
오늘 아침은 종 쌀쌀했는데 마스크를 해서 좀 나았습니다.
무척 지저분한 것은 자르고 무에 몇 개씩 달리게 하여 다듬어서 자루에 넣어 운반하였지요.
제법 무 같아서 깜냥 흐뭇했습니다.
▲틈새밭에서 수확한 무
비닐하우스 속에서 다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안 보이는 곳에 경운기도 있고 관리기도 있었습니다.
이제 제법 농기구를 갖춘 농사꾼이 된 큰 처남이었습니다.
내가 키운 무와 반촌에서 키운 총각무를 다듬는 일에 네 분이 참여하였지요.
나는 큰 솥에 불을 때고 거기에 무 시레기를 삶는 일을 했지요.
사진으로는 여기 나온 것 밖에 안 보입니다.
무 다듬는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습니다.
맛있는 점심 준비에 애쓰시고
수원에서 오신 사촌 처형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무 다듬는 일을 즐겁게 하시는 네 분
점심 후에는 대파, 골파, 멸치젓, 새우젓, 단 것, 찹쌀풀, 고춧가루, 매실청 등을 버무린
갖은양념을 넣고 무를 버무리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버무리기 전의 모습입니다.
큰 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일을 열심히 하는 분 혼자인데
다른 분은 또 다른 일을 하고 계십니다.
총각무와 동치미 담그는 일도 이렇게 많은 재료와 노력이 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김장 또한 많은 힘이 드는 작업입니다.
이런 일들을 수시로 해내는 주부들의 노고를 가까이서 보고 같이 체험해 본 것이 다는 아닐 것 같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덕을 보고 살아갑니다.
모두 고맙게 생각합니다.
▲총각무나 동치미에 쓰이는 무는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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