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4일, 수요일. 비 오는 날 메타세쿼이아길을 걸으면서 주변 경관을 즐겼다. 조금씩 내리는 비는 나의 발길을 막지 못한다. 이쯤의 비는 상관없다면서 젖거나 물이 고인 길바닥을 피하면서 천천히 걸으면 된다. 비가 오는데도 걷는 이유는 이 길이 좋아서다. 매일 걷는 길이어서 습관 되어 이 길을 걷는 것이다.
론볼장 부근 펜스에 핀 호박꽃이 먼저 눈에 띈다. 비가 와도 의연한 자태로 큼직한 꽃 모양을 보여준다. 듬직하다.
아침부터 비가 오니까 사람들이 적다. 나처럼 빗속을 우산 쓰고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걷다 보니 나 같은 사람이 보인다. 그 사람도 비가 와도 걷는다는 사람이다. 다리가 좀 아프더라도 걷는다. 근육 양이 줄어서 500m만 걸어도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래도 걷는다. 걸어봤자 2, 30분 정도니까 내가 생각해도 그리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비 오는 연못을 내려다보면 지저분하다. 잡초 반 연 잎 반이랄까. 연꽃만 환한 그런 연못이 아니다. 저걸 어떻게 고칠까?
메타세쿼이아길 나무 밑에 핀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피웠다. 길 옆 가장자리 나무 밑에서 피고 있는 맥문동꽃이 연약해 보이지만, 색깔이 멋지다.
빗 속에 핀 연약한 오이꽃도 보이고 박주가리 넝쿨도 보인다. 비 오는 날 식물들이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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