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1일 토요일, 비 오는 날, 메타세쿼이아 길 모습이다.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산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웬만하면 빗길 걷기를 누구나 마다 한다. 론볼 회원들도 나 빼고 모두 론볼장 안에서 운동하는데 기후 상관없이 메타세쿼이아를 좋아하는 나는 오늘도 우산을 쓰고 나섰다. 예상 대로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이파리가 빗물을 머금었다가 간간이 부는 바람에 후드득 거리며 떨어지는 큰 물방울을 우산으로 받으면서 걸었다. 맨발 황톳길도 메타세쿼이아길도 연못가 산책길도 사람을 볼 수 없다.
주차장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황톳길을 걷는 사람 하나를 발견했다. 가만히 보니 길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줍는 모습이다. 아무도 없는 황톳길에서 오로지 혼자서 걷으면서 걷는데 불편한 것들을 제거하는 분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연못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연꽃은 볼 수 없다. 9월 21일, 오늘은 이 연못에 연꽃을 볼 수 없는 날로 기록된다. 꽃이 진 연못의 연잎들은 갈색으로 점차 퇴색된 모습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이파리가 갈색으로 짙어질 것이고 드디어는 떨어질 것이다. 꽃 피고 화려했던 연못의 역사는 이렇게 되풀이된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노라면 길 가에 마련된 쉼터들이 보인다. 벤치도 정자도 흔들 그네도 물레방아도 비 오는 오늘 모두 쓸쓸하게 보인다. 걷는 사람 없는 메타세쿼이아 길 모습을 보면서 혼자 걸었다. 빗속을 걸으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도 보았다.
공주 정안천 생매공원 메타세쿼이아가 있는 연못가 풍경이다. 비 오는 날 걷는 나 만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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