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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는 안 되는데

잔잔한미소/잔잔한미소

by ih2oo 2011. 10. 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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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장기면 산학리 장군산 영평사를 산우회 다섯 명이 지웅 친구의 수고 덕분에 잘 다녀왔다.

매년 영평사 구절초 축제 때마다 다녀왔지만, 올해는 지난 금요일 계획된 날에 비가 와서

오늘 다녀온 것이다.

 

청벽교를 지나 불티교를 뒤로하고 한참을 가니 한창 공사 중이었다.

길이 작년과는 많은 달라져서 갔던 길을 되짚어 오기도 하고

여하튼 가는 길부터 제대로 잘 간 게 아니었고

 

영평사에 도착하여 다섯이서 천막 친 임시 매점에 들러

공주 밤 막걸리와 군밤을 안주 삼아 도착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밤 막걸리 한 병에 3천 원은 그렇다 치고

3천 원어치 밤 한 봉지는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천 원어치 밤이 모두 16톨. 군밤 기계가 백만 원이고 가스와 전기 사람의 힘이 들어서 그렇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변명

아무리 생각해도 밤 한 톨에 500원씩 주고 사 먹은 셈이니 두 번째로 기분이 안 좋았고

 

한참이나 산등성이로 올라서 내려오다가 개울을 건너서 산비탈을 오르니

밤 농사가 끝난 밤밭이 있어서 이삭 줍듯 한 톨 두 톨 주워가며 산행을 즐겼다.

벌레 먹은 밤도 있고, 바른 지 오래된 누런 빈 껍질 밤송이 가운데 더러는 송이째 밤 알이 든 것도 있어서

이런 걸 발견했을 때는 줍는 재미도 괜찮았다.

모두 내려올 때 보니 사람마다 주운 밤이 한 두어 됫박씩은 되어 보였다.

나는 보이는 대로 아래위 호주머니에 볼록하니 주워 넣었고, 친구들은 배낭이나 비닐봉지를 이용했다.

문제는 내려오는 도중에 주인을 만나 먼저 간 두 친구가 주운 밤 모두를 압수당하고 있었다.

애써 주운 밤을 임자라면서 다 놓고 가라는 주문에 순순히 응한 것이다,

너무 허망했다.

 

그들은 앉아서 우리처럼 주워오는 밤을 가만히 지키고 있다가 한 톨 밤도 안 남기고 모두 빼앗는 그들의 심보가 얄미웠다.

다 발라간 밤 밭에서 이삭 줍듯 한 톨 두 톨 주운 밤을 조금도 안 주고 다 빼앗는 주인이 너무한 것 아닌가.

우리가 안 바른 밤밭에 들어가 남의 밤 농사를 버려놨다면 당연히 도둑으로 몰아도 좋다.

우리가 그런 나쁜 양심을 가졌다면 그 길로 내려오지 못하고 숨어서 도망했을 것이다.

우릴 경찰에 신고했어야지 밤만 빼앗는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것이 세 번째 안 좋은 일이었다.

 

 

군밤 16톨에 3천 원에 팔고 그걸 사 먹는 사람.

파는 사람이 너무 한 건가, 사 먹는 사람이 아쉬운 건가?

 

 

 

「꺾지 마시고」가 맞는 말?

 

 

 

 

이런 밤 밭인데 이런 곳에서 밤 주웠다고 다 빼앗긴 사연,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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