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생활기록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ih2oo 2017. 4. 17. 19:20

2017년 4월 17일 월요일



오늘 오후, 나는 공주 신관동 어느 카페에서 족욕 하면서 차도 마시면서 한 권의 책도 만났다.


이래서 나는 「마가렛」이라는 이름의 이 카페를 가끔 생각이 나면 온다.


나는 이 카페에 오기 시작한 지 오늘이 여섯 번 째다.



사실은 시간을 낸다기보다 신관동에서 다른 일을 보고 나서 집으로 가는 길에 생각나면 들르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밝은 얼굴로 친절하게 맞는 여 사장님의 정감 어린 태도가 좋아서 오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아내와 같이 온 적이 있고, 나이 젊은 친구와 오기도 했다. 오늘은 나 혼자다.


여 사장님의 친정 아버님이 교직에 계셨다던가 했고

친구가 정안면에서 이런 카페를 하면서 허브를 다량으로 재배한다는데

거기서 배우고 경험을 쌓아 지금은 여러 가지 꽃차에 대한 지식을 많이 넓혔다면서 꽃차 이야기를 한다.

이곳은 어느 때가 가장 붐비냐는 질문에 일주일 중 어느 요일이, 하루 중 언제가 특별하게 많이 온다고 할 수 없고

종잡을 수 없다면서 혼자서, 둘이서 어느 때는7, 8명이 떼 지어 와서 붐빌 때도 있다고 한다.




오늘, 사장이 나에게 권한 차는 목련차란다.

목련차는 요즈음 같은 매연이 많은 탁한 공기 속에 사는 사람의 목에 좋고

비염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로 좋다면서 권한다.

하기는 언젠가 봉화대 오르는 길옆의 절간에 환하게 핀 백목련 꽃이 비염에 좋다고 해서

친구가 낫기를 바라면서 목련 꽃을 한 자루 따 줬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쨌든 오늘은 노랗게 배어 나오는 목련차를 여러 잔 우려먹으면서 책을 읽었다.




이곳은 공주시 강북도서관 북카페인데 2개월마다 20권의 책을 교체하여 비치한다고 한다.

들어가면서 진열된 책 중에 내 눈에 띈 책은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지은이는 김여환, 펴낸 곳은 청림출판이다


호스피스 의사가 먼저 떠난 이들에게 받은 인생 수업

책 표지에 적힌 말이다.

‘오늘도 나는 임종실에서 하루를 연다.

하지만 그들과의 이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잠깐 읽은 내용 중에 인상 깊은 것은

임종을 앞둔 암 환자는 먹는 약이 독하므로 잘 먹어야 한다는 것

암 환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암에 걸렸다고 미리 겁먹고 삶을 포기하는 듯 생각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차분히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좋다는 것

호스피스 완화 치료에서 봉사하는 분들의 생활태도와 생각 등 더 읽지 못하고 책을 사진 찍었다.


족욕은 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면서 갖다 놓은 정결해 보이는 수건이다.

개운하게 족욕을 마치고 버석거리는 깨끗한 수건으로 발을 닦는 나는 오늘도 5,000원의 행복감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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