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0일 일료일
날마다 걷던 그 길을 또 걸었다.
매일 걷는 길이 아니고 론볼 경기를 하지 않는 날만 걷는 그 길이다. 복지관 정류장에서 내리지 않고 의당면 정류장에서 내려서 걷는 나 혼자만의 사색의 길이다. 우선은 전처럼 편의점에 들러서 천 삼백 원짜리 커피 한 잔을 창가에 앉아서 즐긴 후에 제1수촌교를 건너서 아름다운 작은 폭포를 본다.
이 냇물이 아마 동혈천일 거라 생각하는데 전번 홍수로 냇가 길이 붕괴 되었는데 아직 복구가 안 된 걸 조심히 지났다. 좀 더 걸으니 냇가에서 백로와 왜가리가 한 마리씩 만나는 장면이 보인다. 내가 걷는 둑길과는 좀 거리가 있어서인지 두 새 모두 경계심 없이 점차 가까운 거리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일정 간격이 유지되니 더 이상은가까이 가지 않고 그대로 섰다. 이들도 뭔가 규율이 있는지 두 새의 그다음 동작은 볼 수 없었다.
청룡리 둑길은 동혈천을 옆에 두고 길게 농로가 나 있는데 사실 이 길은 금계국 꽃길로 조성된 길인데 지금은 방치되다시피 하여 잡초가 무성하고 싸리며 칡넝쿨까지 길 양쪽을 덮다시피 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이 둑에서는 좀 넓은 들판을 볼 수 있고 주변에서 자라는 농작물을 관찰할 수 있어서 바람 시원한 날은 걷기 좋은 곳인데 요즈음같이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때는 땀이 비 오듯 하다. 아침이라 걷지만, 바로 그늘로 들어가야 한다. 안전 안내 문자를 수시로 받는 요즈음에는 폭염을 주의해야 한다.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연못을 바라보면서 지난번 홍수의 여파로 몸살 앓은 연못 정경이 안쓰럽다. 원래 컸던 연잎은 사그라지고 새로 나온 연한 연잎이 그래도 싱그러운 모습을 보이니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본다.
연못가 산책길 언덕에서 커가는 밤송이가 대견스럽다
예비군 훈련장 버스주차장 부근의 다리 공사장이다. 얼른 공사가 마무리되기를 바라면서 주변을 지난다.
'공주의 공원(산책로) > 정안천생태공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과 코스모스 (0) | 2023.08.28 |
---|---|
8월 25일의 연꽃 (0) | 2023.08.25 |
이렇게 여름이 익는다 (2) | 2023.08.17 |
오늘은 더 많이 (0) | 2023.08.16 |
수해 입은 연못에 다시 핀 연꽃 (0) | 2023.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