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오는 둥 마는 둥 살살 내리니 비 같지도 않다고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옷이 젖을까 봐 우산을 쓰고 길을 걸었다.
온통 찌푸린 날씨라 우중충한 기분이다. 올봄은 흐린 날이 많고 비도 자주 온다. 집 앞 산수유는 이제 터질 것 같이 팽만한 모습이다. 노란 꽃잎이 곧 보일 것 같다.
정안천 메타세쿼이아길에는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우산 쓰고 걷는 사람을 겨우 한 사람 만났나, 나처럼 빗속을 걷는 사람이 없다.
조금씩 내리는 빗물을 메타세콰이아가 담았다가 바람에 한꺼번에 떨어지는 소리가 후드득 거리며 우산에 떨어지는 걸 느낀다.
메타세쿼이아길을 빗속에 혼자서 걸었다.
비가 와도 혼자 걷기 좋은 산책길이다.
내가 날마다 걷는 좋은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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