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6일 금요일
공주 연미산 중턱에서 6시간을 보냈다.
10시부터 16시까지
물론 도시락을 싸갔다.
갑자기 싸달래서 미안했지만, 가방에서 꺼내 놓으니 그럴싸했다.
산에서 먹는 도시락은 전부터 느끼지만, 새우젓이나 무 장아찌 하나라도 맛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여러 가지다.
아내가 고맙다.
조부모님 산소의 잡초를 캐내는 작업을 그야말로 재미있게 열심히 혼자서 즐겼다.
주변의 엄나무 순이 적당히 자란 것을 그냥 놔둘 수 없었고
숙모님이 주신 두릅 순과 머위 순도 오늘이 아니면 맛볼 수 없었을 게다.
그렇게도 나를 아껴주시고 귀여워해 주시던 할머님의 옛 생각을 떠올리면서 땀은 나지만,
잡초 한 포기 한 포기를 열심히 캐내었다.
마음이 후련하다.
내려오는 길가의 배꽃과 도토뱅이 동네의 모습을 보면서
옛날 내 집이 그리워진다.
시간을 내어 다시 또 와야지.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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