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6일 일요일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을까.
나는 참 행복하다.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으니까.
그걸 아니까.
작년까지만 해도 틈새 밭이라는 이름의 조그마한 터에 채소를 심어 행복을 느꼈는데
올해는 공원녹지 조성을 위해 그걸 못하게 하니 이도 행복하다.
조심스럽게 오르내리던 돌 계단이 위험했고, 작물을 심고 가꾸면서 가물 때는 간절한 마음으로 비를 기다렸고
어쩌다 잡초를 뽑지 못했을 때는 커 나는 작물들에게 미안했고
더운 여름에 참으로 많은 땀도 흘렸는데
이젠 모든 것을 접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작년에 남았던 대파 몇 포기와 쪽파와 돼지파 몇 포기가 아직도 크고 있으니 이걸 수확하면 아주 끝이다.
참 방풍 대여섯 포기와 두 포기의 상추도 있고
오늘 보니 정구지와 돌나물이 파랗게 커서 그걸 뜯어 나물 무쳐 먹기로 했다.
잡초 속에서 먹을만 한 것을 골라 수확(?)하여 밥상에 올리니 이런 행복이 또 있을까.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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