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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사과 한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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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h2oo 2022. 1. 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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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가한 시간 초인종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젊은이 두 사람이 서 있다.

 

찾아온 사연을 들어보니

위층에서 왔는데

얼마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갑자기 도움을 받았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고마워서 찾아왔다는 위층 사는 분의

아들과 며느리라면서 사과 한 상자를 내민다.

 

약 한 달포 전에 있었던 사연은 이렇다.

대전에 사는 큰아들 내외가 우리 집에 왔을 때,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하려는데

갑자기 위층 아파트 창문이 열리면서

위급한 목소리로 사람을 부르더라는 것,

위급한 상황임을 알고 급히 3층으로 뛰어 올라가 보니

어르신 한 분이 소파에 누워있고 옆에서 다급한 할머니가

이 위급 상황을 알리려고 아무나 큰 소리로 부른 것이다.

 

이럴 때 심폐 술이 필요하고 119 안전센터에 전화 거는 일이 급선무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드린 것 같다.

인공호흡법도, 심폐 술도 평소에 익혀 뒀으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당한 일에 얼마나 당황했을까 생각하니 겁도 나고 어려웠을 것 같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급히 올라간 우리 애는 우선 119 안전센터에 전화해서 그 위급 상황을 말했더니 갈 때까지

우선 응급조치를 해 보라는 거였다고 한다.

 

당시 최선을 다했지만, 위층 그 어른은 돌아가셨고 그 후

오늘 이렇게 그 아들이 찾아온 것이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도움을 주셔서 고맙다고 사과 한 상자를 내민다.

뭘 이런 걸 사 왔느냐면서 사양했지만, 작은 성의이니 받아 달래서 받았다.

 

당시도 그랬지만, 아들한테 참 좋은 일을 했다.

남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도와 드리면 덕을 쌓는 것이다.

그날 당황했겠지만, 참으로 귀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누구나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살아라.

남을 위하는 일이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이다.

 

위층 할머니가 오죽했으며 너라도 부르셨겠냐?

남의 부모를 위해 좋은 일은 나의 부모를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내 말에 좀 위안이 됐을 거로 생각한다.

 

오늘 받은 사과는 귀한 사과다.

설 명절에 아들놈 때문에 받은 사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