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6일
론볼체육관에 가려고 집을 나서니 빗방울이 제법 굵다. 다시 들어가서 좀 더 큰 우산을 쓰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었다. 엊그제는 단비라 했는데 오늘도 계속 오니 너무 많이 내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행정관서에서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는 걸 봐서 비가 많이 올 모양이다. 어쨌든 토요일이고 비는 오지만, 늘 하던 대로 출근(?)했다. 버스 손님 가운데 론볼 회원 하나도 없고 나 홀로 타고 가보니 몇 사람이 론볼장 안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나는 비가 오거나 말거나 우산을 쓰고 메타세쿼이아 길로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걷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나만 혼자 우산 쓰고 나무 밑을 걸으니 우산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소리가 우두둑 거린다. 바닥은 내린 비로 젖어 있고 물매가 잘 안 잡힌 곳은 흥건히 물이 고여 있다. 고인 물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튀는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걸으면서 연못 건너 먼산을 보니 비구름이 산을 감싸고 비안개가 둘러 있다.
주차장 부근에서 다시 돌아오면서 연못을 보니 커다란 왜가리 한 마리가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잿빛 왜가리다. 한참 서서 왜가리 거동을 살피니 나를 의식하지 않고 서서히 움직이는데 젖은 풀숲을 뒤뚱거리면서 천천히 걷는다. 먹이 사냥 나왔는지 둑길을 걸으면서 무언가를 살피는 듯 보였다. 한참을 쳐다봐도 별 변화가 없다. 두리번거리면서 이곳저곳을 살피는 모습 이외에 먹이 사냥하는 모습도, 날갯짓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동영상으로도 보았지만, 그 광경이 밋밋하여 별 재미가 없다. 그냥 커다란 한 마리 왜가리를 본 날이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오는 길에 우산 쓴 사람 몇을 볼 수 있었다. 나보다 늦게 나온 론볼 회원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외부 사람은 하나도 볼 수 었었다. 평소에는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메타세쿼이아 길 옆 파크골프장 모습을 보니 구장에 물이 흥건하다. 골프장의 물 빠짐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 보였다. 야외 운동경기장이 이렇게 물이 안 빠지면 어쩌나 싶다. 물이 잘 빠지게 얼른 고쳐야 할 것 같다. 여기다 비하면 론볼장은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지붕이 있으니 날씨 상관없이 전천후 운동경기장이다. 론볼 회원은 행복하다.
오늘은 강 회장님이 참석인원 18명 전원에게 점심을 쐈다. 고마운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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