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미소/잔잔한미소

봄 풀꽃

ih2oo 2025. 4. 3. 16:48

2025년 4월 3일 목요일

봄기운이 돌면서 들판의 작은 풀들이 점차 푸른빛이 더해가는 오늘, 메타세쿼이아길과 청룡리 둑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발밑에 깔린 작은 풀들을 자세히 보았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생각하면서 이 작은 풀꽃들의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이 작은 풀꽃은 잘 안 보이지만, 보이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대견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봄 들판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서 작은 풀에서 그야말로 크지 않은 꽃을 피운 작은 풀들의 이름도 모른다. 이름은 몰라도 그 크기는 작아도, 허리를 굽혀 자세히 한참을 보면 볼수록 풀꽃은 예쁜 모습이다. 이 풀꽃들을 보면서 나태주 시인이 말하는 오래 보고 자세히 보려는 마음을 갖고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오늘의 들판을 아주 천천히 걸었다.

이 작은 풀들은 빠른 걸음으로 대충 걸으면서는 결코 보이지 않는다. 관심 없이는 볼 수 없고 눈여겨보지 않고는 보이지도 않는다. 사물을 유심히 보려는 진지함 속에서 작은 것이 보이는 것이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그 물건을 찾으려면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듯 들판의 작은 풀꽃도 가까이 엎드려 천천히 보아야만 보이는 것들이다.

보잘것없는 것에서 귀함을 찾아내고 생명의 엄숙함을 느낀다. 오늘도 파란 키 큰 풀 속에서 작은 꽃을 피우는 풀들은 나 보란 듯 자랑하지도 않고 내보이지 않는 태도로 밑바닥에서 자라고 있다. 생긴 대로 저마다 자라는 이 풀꽃들의 겸손함을 느낀다.

작은 꽃을 확대하여 담은 사진들이다.

풀꽃에서 다른 좋은 면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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