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생활기록

고구마 쪄먹기 실습

ih2oo 2015. 3. 4. 17:14

2015년 3월 4일 수요일

고구마를 전기밥솥에 쪄 먹는 실습을 했다.


나른한 오후, 무료한 오후, 굴풋한 오후. 어쨌든 오후에 갑자기 고구마 쪄 먹을 생각이 났다.

고구마를 어디다 두는지 그 보관 장소를 나는 아니까 우선 고구마 상자에서 그중 큰 고구마 4개를 골라서 물을 붓고

솔로 문질러서 겉흙과 오물을 닦아냈다.

아주 양지쪽도 아닌데 고구마가 봄 냄새를 맡았는지 고구마에서 작은 싹이 트고 있었다.

흠집이 있는 부분을 더 힘을 주어 솔로 문질러서 때를 벗기고 상처 난 부분과 싹이 난 부분을 오려내고 잘라내고 깨끗이 닦았다.

통째로 그냥 찌려다 고구마가 잘 안 익을 것 같은 노파심에 모두 공평하게 반으로 잘랐다.

반으로 자른 고구마 8쪽을 전기밥솥에 넣고 물을 유리컵으로 반 조금 넘게 부었다.

내 생각으로 저 많은 고구마가 푹 쪄지기에는 좀 적다 싶은 양이었지만, 누구한테 얻은 정보라서 이를 믿고

고구마가 잘 쪄지리라는 확신으로 겁 없이 그냥 약 반 컵 정도만 찬물을 붓고 전기 코드를 꼽았다.

전기밥솥을 보니 취사와 보온 표시가 두 개 있었는데 취사에 불이 들어오도록 해 놓고 기다렸다.


그냥 놔두고 기다렸다.

한참은 부은 물이 끓는지 수증기가 요란하게 나오더니 그것도 멈추고 조용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참, 건조한 날은 이 고구마 찌는 솥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방안 습도 조절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을 것 같은 과학적인 반응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취사에 있던 불이 이제 보온으로 오고 조용해질 무렵 솥을 열어 나무젓가락으로 찔러보니 물컹하게 잘 들어간다. 잘 익은 반응이다.

고구마 찌기 성공이다.

시간을 재어보니 취사 버튼을 누르고 약 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는 질게 쪄진 고구마를 싫어하는데 먹어보니 질퍽하지 않고 포슬거리는 맛있는 고구마가 됐다.


나는 고구마 찌기 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므로 ‘나는 귀하고 거룩하고 위대한 나다’


.

고구마 4개를 깨끗이 닦아서



모두 반으로 쪼개고



전기밥솥에 넣고



찬물 반 컵을 붓고



취사에 불이 켜지게



수증기를 내뿜어서 습도를 조절하는 효과도 보고



보온으로 불이 들어오고 좀 있다 꺼내면



잘 쪄진 고구마가 된다.



질지 않은 포슬거리는 맛있는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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