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1일 일요일
2개월 만에 잃어버렸던 안경을 찾은 날이다.
어제 쌍신에서 가져온 대파 모를 틈새밭에 심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잃어버렸던 안경을 찾았다.
잃어버려서 포기했던 안경을 뜻밖에 찾게 됐으니 참으로 신난다.
이 안경을 찾게 된 것은 과학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라고 본다.
참으로 이상하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잃어버린 그 날과 그 후 며칠간은 밭을 샅샅이 뒤졌을뿐더러 수시로 밭을 오가며 풀도 뽑고
없던 길도 내고 했는데 오늘 안경을 발견한 지점이 숱하게 오고 갔던 그 길옆이기 때문이다.
왜 그동안에는 안 보였나 그것이 의문이다.
느닷없이 어디서 떨어졌느냐 이거다. 어디 있다가 오늘 나타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참으로 이상하다.
찾은 안경을 보니 흙과 먼지가 더럽게 묻어 있다.
그걸 우성 물로 닦고 다시 부엌 세제를 묻혀 깨끗이 닦아서 써 보니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안경을 잃어버리고 새로 만든 날짜를 보니 4월 18일이다.
잃어버린 지 두 달이 지났다.
나는 선호미를 쓰거나 낫질을 하거나 농사일을 할 때면 땀이 많이 나므로 안경을 벗어서
웃옷 수첩 주머니에 곧잘 넣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힘든 작업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안경이 튕겨 나가서 곧잘 잃어버린다.
아내는 그걸 보고 안경 관리를 잘하라고 잔소리가 많다.
그래서 안경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되었지만, 오늘 찾은 안경은 참으로 신기하다.
고급 안경이 아닌 뿔테 안경이지만, 늘 쓰던 안경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지 모른다.
하여튼 안경을 찾아서 기분이 좋다.
깨끗이 닦아서 쓰니 괜찮다.
2 개월 동안 태양 광선을 어떻게 버텨서 화학반응도 이겨냈을까를 생각하니 대견스럽다.
앞으로 안경을 벗을 때는 잘 보관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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