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1일 월요일
오늘이 동짓날이다.
애동지라 팥죽이 아니라 떡을 해 먹어야 한다는데
죽도 떡도 없는 동짓날이 되었다.
'다살림 가게'에서 5천 원에 판다해서 갔더니 팥죽이 다 팔렸다고.
오후 1시 아내와 함께 정안천 냇둑을 걸었다.
집에서 나가 출발하려면 늘 이 둥지가 배웅하고 돌아오면 우리를 맞이 한다.
105동 옆 샛문으로 나가 언덕길을 오르면 언덕 위의 은행나무가 맞이하다.
그야말로 홀로 서 있는 겨울나무다.
앙상한 가지에 겨울 찬 바람은 부는데 홀로 서 있는 은행나무는 바로 겨울나무 그대로다.
다만, 이 언덕을 넘어 정안천 냇물을 걷는 사람들이 가끔은 오가는 것이 아무도 찾지 않는 노래 가사와는 다른 점이다.
은행나무 홀로 서 있는 그 언덕을 넘으면 나의 고향 쌍신동이 보인다.
연미산 밑 승주골 동네가 보이는 정든 내 고향이다.
조용하고 따뜻한 저 마을에는 오늘도 평온과 정감이 흐른다.
정안천 냇둑 길을 걸으면서 발아래 둑 밑 산책로를 바라보면 이따금씩 지나는 사람들을 본다.
큰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 친구와 담소를 즐기면 걷는 사람, 모두 정답다.
둑길이 끝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좀 더 걸으면 둘이 타는 그네다.
거기에 둘이 앉아서 하나 둘 세어서 백까지 센다.
가락을 붙여서 세는 백이 끝나면 다시 걷는다.
돌아오는 꽃길, 지금은 시든 겨울 꽃밭이지만, 거기를 걸으면서 아까 걸어온 둑을 올려다본다.
16개 읍면동을 상징하는 우리 공주시의 '희망으로 가는 문' 문양을 보며 걷는다.
산책길을 돌아오는 길에 사각정자에 앉아서 좀 쉬면서 정안천 물 건너 둑방 도롯가에 심어진 은행나무를 본다.
은행나무 높은 가지에 지은 까치집이 보인다.
둥지다.
까치의 보급자리다.
나무 꼭대기에 얼기설기 나뭇가지 모아다 지은 까치집이다.
나름대로 까치가 알을 낳고 새끼 쳐서 기른 그 보금자리다.
집 가까운 곳에도 빈 새 둥우리가 있다.
사람이 만든 새집인데 언제 어떤 새가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는 빈집이다.
'공주의 공원(산책로) > 정안천생태공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덕을 넘어서 (0) | 2020.12.26 |
---|---|
걷기만이 답이다 (0) | 2020.12.25 |
앙상한 나무 (0) | 2020.12.20 |
앉아서 타는 흔들 그네 (0) | 2020.12.06 |
또 가게 되는 곳 (0) | 2020.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