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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노릇, 사람 노릇

자료실/신문잡지

by ih2oo 2022. 8.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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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5일     

 

큰 글씨 책으로 노인들 보기 좋도록 마든 책인데

지은이는 박완서다.

책 뒤쪽에 소개한 지은이 박완서를 간추려 본다.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1970년 <여성동아>에 장편소설 「나목(裸木)」으로 등단하였고 

작품으로는

장편

그 남자네 집, 친절한 복희씨, 휘청거리는 오후, 도시의 흉년, 오만과 몽상,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창작집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저문 날의 삽화, 한 말씀만 하소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산문집

한 길 사람 속, 보시니 참 좋았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살아 있는 날의 소망,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등이 있다.

한 마디로 많은 작품들을 쓴 분이다.

 

여러 차례 상도 받은 분이다.

 

차례를 보니 모두 3편으로 각각 11 꼭지씩 실려 있다.

그 큰 내용은

 

그들은 어디에

내가 꿈꾸는 죽음

어린것의 손을 잡고 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공감하는 것이 많았고

생각이 좀 다른 것도 있고 용어의 뜻을 잘 모르는 것도 있었다.

 

또 나의 생각과 경험도 말하고 싶어서 적기는 적었는데 올지 내 생각만이다.

국어사전을 옆에 놓고 읽었다.

 

9쪽

전쟁의 공포와 궁핍이 우리 세대만의 불공평한 불운을 이야기하면서

"여름엔 쉰밥을 씻어 먹고, 겨울이면 구들장 밑에 살인 가스를 깔고 자도 윗목에서는 걸레가 어는 추위.."라 했다.

나도 공감한다.

살인 가스라 함은 19 공 탄(연탄) 예긴데 당시 난방용으로는 이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가스가 새어 나오는 경우엔 그야말로 살인 가스다.

가스를 마시면 응급으로 김칫국물을 마시게 하는 등 민간요법도 있었지.

 

여름엔 쉰밥을 씻어 먹었다는 건 나한테는 실감이 안 난다.

밥이 쉬려면 오래 안 먹어서 쉬는 법, 그러나 배고팠던 당시 먹다 남길 밥이 어딨나. 배부른 소리다.

우리는 남길 밥이 없었고 그어니 쉴 밥도 없었다.

 

28쪽

"개인이거나 한 나라이거나 부패로 멸망하면 했지, 가난으로 멸망하지는 않는다.

굶어 죽을 정도의 가난만 아니라면 말이다."

가난 속에서 키운 자녀 이야기에 웃을 수 있는 것은 어려움을 참고 키운 아이들이 잘 잘 됐기 때문 아니겠는가?

 

29쪽

"늙음조차도 어떻게 늙느냐에 따라 뒤에 오는 사람에게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과 희망을 준다.

어느 바닥에나 귀감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김구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아무도 안 간 눈길을 똑바로 걸어라. 뒤 따르는 사람이 있다.

 

31쪽

"새마을 노래가 터무니없이 큰 소리로 온 동네를 압도했다.

새벽에 그 소리에 잠이 깨면 태양이 아무리  높게 떠도, 햇살이 아무리 눈부시게 쏟아져도

암담한, 살맛이 싹 가실 정도로 암담한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다.

잘살아 보자는데 왜 그렇게 듣기가 싫었을까.

너무 고압적이고, 일방적이고, 반복적이고, 천박스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너희들이나 실컷 잘살아라.

이런 부아가 저절로 치밀었다."

 

나는 여태까지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를 불평으로 받아들인 글은 처음이다.

고압적, 일방적, 반복적이라 말이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 이렇게 않고서는 새마을 운동은 어려웠을 것이다.

잘 살아보자는 생각의 전환이 뭐가 나쁜가?

새마을 운동은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배우러 오는 나라도 있다고 들었다. 새마을 노래가 천박스러웠나?.

당시 얼마나 호강하고 살았는지는 몰라도 너희들이나 잘살아라고까지 부아가 나게 한 건 너무했나?

이런 정치색 깊은 글 말고 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다.

 

71쪽

"예전에도 윤달에 아기를 낳으면 생일을 제날 못 찾아 먹겠군, 하는 정도로 섭섭해했지.

아기에게 해로울지도 모른다는 식의 사위스러운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사위스럽다'는 무슨 뜻인가?

처음 듣는 말이다.  

사위스럽다 [사위스럽따] 듣기 
  • 형용사 마음에 불길한 느낌이 들고 꺼림칙하다.
유의어꺼림칙하다 꺼림하다 불길하다표준국어대사전

예문
그는 지난밤에 불길하게도 사위스러운 꿈을 꾸고는 곧장 어머님에게 편지를 띄웠다.  사위스럽다

 

73쪽

"내 수의라니, 섬뜩하고 생급스러웠다."

윤달에 이제 슬슬 우리 자신의 수의를 마련해 놔야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친구들은 모두의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말 뒤에 지은이의 생각이다.

 

여기서 섬뜩하다는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하다로 풀이하면서 예문으로

들골이 섬뜩하다를 썼다.

 

생급하다는 

형용사

1. 하는 일이나 행동 따위가 뜻밖이고 갑작스럽다.

불길한 예감에 가위눌리듯이 생급스러운 기성을 질렀다

2. 하는 말이 터무니없고 엉뚱하다.

그의 생급스러운 말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3.  새삼스럽다.

윤달에 수의를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고 해서 몇 년 전에 우리 내외는 수의를 만들어 잘 보관해 놓았다.

자식들이 조급해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고

장례비를 터무니없이 지불하지 않게 할 의향으로.

 

79쪽

"치매는 늙은이들이 암보다 더 걸리길 두려워하는 병이 되었고,

중년의 연령층의 일상까지 깊이 간여하게 되었다.

치매를 예방한다는 음식과 약에 대한 관심이나 사소한 건망증에도 치매가 아닐까

전전긍긍하는 일이 노인보다 중년층이 더 심한 듯하다."

 

주변에서 치매 앓는 사람 가운데는 정말 걸리리 말아야 할 무서운 병임을 본다.

암보다 더 무섭다니 그럴 만도 하다.

무슨 병이고 안 걸리면 좋지만, 치매만은 더욱더 그렇다.

 

간여하다~어떤 일에 간섭하여 참여함

관여하다~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하다.

‘관여’와 ‘간여’는 사용하는 경우가 다릅니다.
‘관여(關與)’는 “시민 단체들이 정부 정책에 관여할 일이 많아졌다”처럼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여함을 뜻합니다.
이와 달리 ‘간여(干與)’는 “그 집안 혼사는 내가 간여할 바가 아니다.”처럼 어떤 일에 관계하여 참견함을 뜻합니다. ‘간여’에는 ‘관여’와 ‘참견’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34쪽

"며칠 전 밤새도록 내린 장대비가 잠시 너누룩해진 아침이었다."

너누룩하다~요란하고 사납던 날씨나 떠들썩하던 상황이  수그러져 잠잠하다.

 

149쪽

"가장 큰 불효는 내가 겪은 참척의 고통을 어머니가 보시도록 한 일"

참척(慘慽)~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195쪽

"평사리의 주거양식의 특징은 집집마다 공루라는 다락방을 두고 있다는 데 있다."

여기서 공루는 다음을 읽어서 알았다.

"물건을 수납하는 다락이나 벽장과는 달리 공루는 대개 바란채의 문간 옆 광이나

마루방의 천장을 이용해 바람이 잘 통하게 망루처럼 꾸며 놓았다.

공루는 누구 집 공루든지 앞 벌을 향해 탁 트여 있었다."

이렇게 설명했어도 나는 아직도 공루가 무엇인지 본적도 상상도 어렵다.

사실 지금 알아 무엇하랴. 대갓집 위세를.

우리는 초가삼간에서 살았다.

 

200쪽

"그가 얼마나 신산스럽고 굴욕적인 환경에서 싸구려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했나를 보아왔고..."

신산(酸) 스럽다~보기에 사는 것이 힘들고 고생스러운 데가 있다.

 

202쪽

"우리 사회의 급변에 따르는 온갖 잡스러움과 부박과 가짜만 지금보다 덜했더라도"

부박하다~천박하고 경솔하다.

 

모두 읽었다.

모두 280쪽의 책을 읽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특히 소설가의 글이라서인지

가끔 나오는 생경스러운 말들이 나와서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나이들어 가면서 사람 노릇하기, 어른 노릇하기 쉽지 않음을 알게 하는 공감가는 내용이라 
편히 읽었다.
 
앞으로의 노인생활을 어떨게 잘 할까?
그리 걱정할 필요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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