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교육참고

요후경

ih2oo 2022. 12. 17. 13:43

요후경(尿後景)

 

요지경(瑤池鏡)도 아니고 식후경(食後景)도 아닌 요후경,

재미있어 보이는 이 단어는

<신원철 수필집> 목차에서 처음 대했다.

▲산원철 수필집 <익숙히고도 소소한 것들> 표지

 

나에게는 생경한 말이다.

요후경이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검색창에

요후경을 쳤더니 요후경은 없고

오후경으로 바꿔 나온다.

이걸로 봐서 아직은 사전에 없는 말 같다.

 

내가 잘 아는 신원철 님이

2019년에 <익숙하고도 소소한 것들>이란 제목의

수필집을 냈는데 모두 45편의 수필이 실려 있다.

다른 것보다 우선 이 요후경부터 읽었다.

요후경이 궁금해서다.

 

영어가 전공이고 문학박사인 저자가

2018년에 연금 수필문학상 금상을 탄 사실을 아는 나는

요후경이란 제목의 글을 읽어가면서

이분이 내가 읽기 좋도록 글 쓰는

내 취향에 맞는 수필가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다.

다른 수필도 꼼꼼하게 읽어볼 참이다.

 

처음부터 요후경의 직접적 설명보다는

늙음과 그 징후, 비뇨 장애에 얽힌 사연, 그리고

세계 여러 곳의 화장실 정보 등을 풀어

썼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금강산도 요후경이라는 말로

요후경의 의미를 유추하도록 했다.

 

배고픔을 참고서 구경하기란 어려우니

우선 뭐라도 먹고 보자는 것이 식후경이라면

그보다

오줌을 참고 여행한다는 것은 배뇨 환자로서는 고통이다.

먼저 해결할 것이 배뇨가 아닌가.

그래서 요후경이란 말을 만들어낸 것 같다.

 

요후경을 읽고 나서 나름 공부를 했다.

 

인생의 황금기는

육십에서 시작해서 일흔다섯에 끝난다 “고 했다

 

100세가 넘은 김형석 교수는

“90세 전까지는 늙었다는 소리를 하면 안 된다

 

“60세 이후에도 부지런히 일하고, 독서로 공부해야 한다

 

몸은 늙어가지만, 정신은 안 늙는다,

정신이 건강하면 몸을 이끌어갈 수 있다 “

 

"배움이 있는 삶, 일하는 삶, 취미가 있는 삶이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노년을 희망에 살도록 이끌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노년을 슬기롭게 지내는 조건인 것 같다.

모두 나에게 하는 말 같다.

 

여기서 누구나 나이를 먹고

나이 듦에 따라서 병이 생기 마련인데

내 몸의 병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저자가 겪는 배뇨의 문제도

어떤 기회에 어떤 사건으로

앓던 병이 나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영화 <그린 마일>에서

죄수가 신비한 치유 능력으로

방광염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배뇨를 즐기는

한 교도관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해외여행에서 배뇨 문제로 겪었던 애로를 적고 있다.

북유럽 같은 선진국이라는 곳의 화장실은

그 수도 적고 그나마 유료이고,

사용에 불편함을 나열했는데 이런 곳에서는 정말 그

고통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동유럽에서도 화장실 사용의 불편함을 나도 느꼈다.

우리나라는 유료 화장실은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얼마나 편하고 깨끗하고 위생적인가.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한국의 화장실 문화다.

 

해외여행에서 참기 어려운 것은 배고픔이 아니라

오줌을 참는 것이다.

저자만의 고통이 아닐 것이다.

 

여행에서 이것저것 보는 즐거움보다

일신의 편안함이 더 우선이라면서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닌 금강산도 요후경이라면서

결국 이것을 나이 먹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식후경과 빗대어 요후경을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고 있다.

 

우리의 경우 국내 여행에서도

휴게소에서 관광버스가 정차하면 어르신들은 꼭 내려서 다녀오라고 안내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언제 고통받을지 모르니까.

 

나는 잦은 야간뇨가 문제인데 전립선 이상이라면서 의사는

오후에 수분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한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의 현상을 거스를 수 없다.

연로하신 김형석 교수의 말씀을 참고하여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

 

▲붐비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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