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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날 메타세쿼이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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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9일

 

며칠째 날이 포근하여 메타세쿼이아 길의 눈이 녹아서 질퍽거린다.

가을에 잔뜩 떨어진 잎들이 쌓인 후 그 위에 눈이 오고 얼고 또 녹고 얼기를 반복하니

지저분한 잎들이 솔잎처럼 습기를 머금어서 발바닥에 묻어난다.

 

길 가장자리에 오솔길처럼 표시가 나는 이유는

얼었을 때 미끄럽지 않은 쪽을 골라 걸어 다닌 사람들 발자국이 표시다.

녹은 길바닥이 나무밑 가장자리로 나있는 모양이 산속 오솔길 같아 보인다.

 

눈이 얼어서 미끄럽던 길이 

이제는 녹아서 질퍽거리는 바닥이 됐다. 눈길보다는 덜 하지만, 미끄럽기는 마찬가지라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이 메타세쿼이아 길은 미끄러워도 걷기 즐거운 길이다.

눈이 하얗게 쌓이거나 녹아서 미끄럽거나 이 길을 걷는 기분은 여전하다.

많은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여기를 걷는 이유는 죽 뻗은 나무들의 곧곧함을 보는 즐거움이기도 할 것이고

두줄로 나란히 늘어선 그 나무들의 규칙성이 좋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메타세쿼이아가 오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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