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병원 외래 진료일의 생활 기록입니다.
늘 하던 대로 8시 25분에 유진코아루 정류장에 오는 시내버스를 타고 공주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내리니 오늘도 일찍 오신 신 회장님과 강 회장님이 론볼장을 열심히 도신다. 일찍 오는 대로 대부분 회원들이 론볼장을 걷는데 특히 이 두 분은 연세가 많은데도 열심히 운동하신다. 사람은 걸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날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걷는 모습이 좋다. 나는 넓은 론볼 장이 떠나도록 큰 소리로 야~를 길게 내뱉는다. 폐활량을 넓히면서 안에 쌓인 모든 불순물을 밖으로 내뱉듯이 소리를 지르는데 이것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길게 아주 길게 호흡을 내 쉬는 소리가 긴 걸 보는 사람마다 놀란다. 너무 시끄러워서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되어 한두 마디로 끝낸다.
론볼장을 거쳐서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을 맛있게 먹는다. 컵도 내 개인 컵이다. 대개 일회용 종이컵으로 커피를 먹는데 나는 집에서 갖다 놓은 머그잔에 커피를 타 마신다. 컵의 반쯤 물높이를 맞춰 한 봉지의 커피를 넣어 수도 없이 많이 젓는다. 약 50번 이상 젓는 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오래 저어야 커피 알갱이가 전부 녹기 때문이다. 남이 타 주는 커피를 먹다 보면 커피 가루가 완전히 녹지 않고 꺼멓게 컵 가장자리에 남은 걸 보게 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주는 이의 정성이 덜 배어 있어서 기분이 좀 그렇다. 그래서 나는 내 것이든 남을 주든 커피 잔의 커피가 충분히 녹아 퍼질 수 있도록 아주 충분히 젓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론볼은 9시 30분부터 시작되므로 그전에 론볼장 밖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 연못 그리고 그 주변 산책길을 도는 것이 나의 매일 일과가 된 지 오래됐다. 누구와 같이 도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정안천 연못 주변 길을 혼자서 열심히 걷는 것이다. 대 퇴근육이 많이 빠져서 걷는 데 부드럽지 않지만, 참고라도 걸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매일 걷는 것이다. 걸으면서 냇물을 날마다 열심히 살피는데 이것은 냇물에 내려앉은 물오리들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물오리들이 한 마리도 없는 날이 있는가 하면 여러 마리가 종류도 이것저것 내려앉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어떨까 궁금해하면서 걷는 것이다.
오늘 걸은 정안천 산책길의 모습이다.
정안천 산책이 끝나고 론볼장에 들어가서 둥굴레차를 한 잔 마신다. 이때가 9시 10부쯤 된다. 강 회장과 마주 앉아 오늘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9시 반 시간이 되면 추첨에 의하여 정해진 링크를 찾아가서 6명씩 한 조가 되어 어울려 게임을 한다. 응원의 큰 소리와 함께 즐겁게 게임을 하려는 화합과 즐거움 속에 11시 좀 안 되어 여기저기사 끝이 나고 가방을 챙겨 넣고 부리나케 시내버스 타러 정류장으로 간다. 이런저런 이유로 버스를 타지 않은 사람을 제외하고 버스 타는 몇 사람만 남게 되는데 남은 사람끼리 점심을 같이 하기도 한다. 오늘은 산성시장 안의 한 국밥집에서 6명이 같이 했다.
이 국밥집은 좀 불친절하여 다음부터는 안 가기로 했다. 물수건 좀 달라니까 없어요, 나라에서 못 쓰게 해요 한다. 뜨거운 물 좀 주세요 하니 정수기를 쓰세요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좀 더 손님한테 공손하게 응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텐데 관심 밖인 모양이다. 뜨거운 고기국밥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인데 찬 물보다는 더운물이 좋을 것이고 물수건은 손님에게 안 된다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기분 나쁘지 않게 이해시킬 수는 없을까? 주인 입장에서 내 집을 찾아온 손님들이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오신 손님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할 수는 없는가 손님을 맞는 분도 내 손님이라는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는 없을까? 신관동 어느 추어탕 집에는 따뜻한 차를 끓여서 오는 손님들에게 내놓는 그 식당 사장님 생각이 났다. 그 식당처럼 차가운 물 아닌 따뜻한 물을 내놓는 식당이 또 있을 것이다. 찬물 주는 곳보다 그런 식당을 애용하자. 그 식당은 오는 손님에게도 친절히 맞을 것이고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 것 같다.
점심 후에 12시 출발하는 유성 충남대학교 정문까지 가는 300번 공주 시내버스를 탔다. 공주 산성동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한 이 버스 승객을 보니 앉을 좌석을 꽉 메웠다. 빈자리가 하나 둘 밖에 안 보이는데 갈수록 손님이 타서 내가 내린 현충원역에는 서서 가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공주 산성동에서 12시 정각에 출발한 시내버스가 현충원역까지 약 43분 걸렸다.
현충원역에서 내려 판암역 가는 지하철로 서대전사거리 역에서 내려 충대병원까지 걸었다. 충대병원 노인병동에 도착한 시간을 보니 13시 30분, 공주에서 1시간 반이 걸렸다.
교수님 덕분에 전에 느끼던 기분 나쁜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6개월 후에 뵙지요. 약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타 갖고 유성온천역 6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15시 20분 출발하는 300번 버스로 왔다. 이 버스 또한 만원이다. 출발 장소부터 좌석이 꽉 찼는데 현충원역에서 여러 명의 손님이 더 타서 10여 명은 꼬박 공주까지 서서 왔다. 가방을 가진 어느 아가씨는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유성에서 공주까지 꼬박 서 오는 모습을 봤다. 요즘 보기 드문 어른 존중 정신이 투철한 착한 젊은이라 생각하면서도 안쓰러웠다. 공주에서 유성 다니는 300번 버스는 한 시간마다 있다. 전에는 30분마다 있었는데 지금은 한 시간마다 있어서 손님이 많아 승객들은 고생을 한다. 45분 이상을 꼬박 서서 다니는 승객의 사정을 감안하여 배차 간격을 좁혔으면 한다.
300번 시내버스 타는 불편함을 언제까지 감수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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