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7일 토요일
일주일을 두문불출하다 아내의 권유로 같이 집밖으로 나섰다. 방안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나오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침 햇살이 따갑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니 몸과 마음이 괴롭다. 입맛도 없어서 음식이 단 지 쓴 지 모르겠다. 그래도 견디기 위해 열심히 먹는데 맛이 전 같지 않다. 당화혈색소가 높고 공복 혈당도 신경 쓰인다. 그동안 음식 가리지 않고 잘도 먹었는데 이제서 정신 차리려 하니 괴롭다. 혈당이 높으면 혈액 순환이 순조로울 수 없고 그러면 심혈관 뇌혈관 질환을 예사로 볼 것이 아니다. 담당 의사의 걱정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겨야겠다.
집을 나서서 인도를 걷다 보니 뒤늦은 장미가 눈에 들어온다. 5월의 그 장미가 아닌 보매도 작은 꽃이지만, 새꼽빠지게 지금, 8월에 웬 장민가. 작아도 새빨간 색 장미다. 한 송이만 핀 게 아니라 여기저기 장미 넝쿨에서 고만고만한 것이 여러 송이 피어서 사진으로 담았다.
아침부터 더운 날이다. 요즈음 계속 이렇게 더운 날이 계속되니 사람들이 나와 걷지 않는다. 우리는 그늘 쪽으로 걸어서 아파트 뒷길, 인명구조대, 전의경 사무소 등을 지나서 언덕길을 올랐다.
나무 그늘이 우거져서 좋은데 가파른 언덕길이라 좀 힘이 든다. 그러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올랐다. 앞서 걷는 아내도 열심히 걷는다.
언덕길을 올라 정상에 가니 흔들 그네도 있고 어린이 놀이터도, 맨발황톳길도 있다. 거기는 아직 그늘이라 그네에 앉아서 약 한 시간을 보냈나 보다. 바닥에서 소나무로 날아간 비둘기도 찾아보고 아기들이 노는 놀이터도 보면서 공원 주변을 살피는 한가한 시간을 가졌다. 참으로 오랜만의 여유다.
집으로 넘어오는 언덕길에서 본 밤나무다. 밤송이가 제법 크다. 소독을 안 해서인지 바닥에는 영글기 전에 떨어진 작은 밤송이가 뒹글고 있다. 모두 튼실한 열매가 되었으면 좋았을 걸.
8월 17일에 집 주변을 아침에 돌아보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덥다고 방안에서만 있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아내와 같이 아침나절을 보내고 보니 잘했다 싶다.
8월의 더위는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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