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5일 수요일
주먹 순대에서 소주 두 병
공주 신관동 일신 마을 공주대 후문 가는 길가에 있는 식당, 주막 순대를 가끔 간다.
나보다 한참 위이신 오 회장님과 오늘도 거기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식당은 다른 집과는 다른 소박한 느낌이 드는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홀 안의 벽면에 온갖 낙서가 눈길을 끈다.
씌어있는 글을 읽노라면 농담조의 웃기는 말도 있지만, 고차원적인 알기 어려운 글귀도 있다.
대부분 우연히 들려서 이미 씌어있는 글귀를 보고 충동을 일으켜 한 줄 쓴 것 같은 글이지만,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명문도 보인다.
요즈음은 이런 글귀를 다른 유명한 식당에서도 볼 수 있다.
유명인사가 쓴 글을 귀하게 대하여 걸어서 만나기 힘든 유명인사가 다녀갔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것 같은 다른 유명한 식당과는 다른 이 집의 소박한 서민의 소리가 나는 좋다.
오랜만에 오늘 와보니 전에 없던 이 집에 대한 기사가 사진과 함께 복사되어 붙어 있었다.
대학교 신문에서 이 집을 취재한 것 같았다.
신문에 낼만한 유명세를 탄 이 집, 주막 순대의 발전을 빈다.
그런데 이 주막 순대가 세종시로 이사한다는 사장님의 말을 들으니 좀 서운하기도 하다.
염가로 서민의 정서를 담은 역사 깊은 식당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서이다.
사장님의 짤막한 앞으로의 포부를 들으면, 목표가 뚜렷한 것 같아서 마음으로라도 힘이 되어드렸으면 한다.
둘이서 소주 두 병과 안주로 먹은 순대 값이 1만 3천 원이라니 좋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지낸 짤막한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행복하게 한 고마운 가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