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요일
오늘 이야기다. 아침부터 비가 온다. 바람이 세게 분다. 겨울이 오는가 보다.
오늘도 론볼장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화합을 위해 24명의 어르신이 출근하여 회의실에서 담소를 나누며 경기 시작시간 9시 30분을 기다린다.
나는 나의 습관대로 회의장을 나섰다. 우산을 받쳐 쓰고 늘 하던 대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나의 길을 걷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론볼장에서 나와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기 위해 나오면서 보니 길바닥이 온통 메타세쿼이아 이파리가 쫙 깔렸다. 밤새 떨어진 이파리들이다. 솔잎처럼 자디잔 이파리가 길에 깔린 모습이 아주 지저분하다. 빗물에 젖은 채 길 위에 떨어진 잎이 나는 멋지게 보이는데 저걸 치우는 사람이 보면 정신 어지러운 광경일 것이다.
메타세쿼이아길에 오르니 비가 내리는 나무 아래 길도 빨갛다. 잎이 떨어진 길을 어찌 보면 낭만이 깃든 멋진 길인데 이 길을 걷는 사람은 오로지 나 하나다. 비 오는 오늘 메타세쿼이아길을 걷는 다른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나 혼자 우산 쓰고 천천히 걸었다. 나에게는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적막하고 쓸쓸함 만이 나에게 머문다.
연못도 흉측하게 잎들이 시든 상태고, 보이는 정자나 벤치도 쓸쓸하고 처량해 보인다. 아무도 찾지 않는 길 옆 쉼터 모습이다. 비 오는 가을날의 메타세쿼이아길 풍경이다.
화요일 론볼장, 비 오는 날인데도 회원들이 27명이나 나왔다. 비는 점심때부터 그치기 시작했는데 햇살은 무척 따스했다. 언제나 론볼장은 활기 넘친다. 비가 오는 날도 그렇다.
앞으로 올 추위를 대비하여 론볼장의 난로가 창고에서 나왔다. 백만* 님의 수고에 감사한다. 덕분에 몸을 녹이기 위해 이곳에 몰려들 것이다. 겨울에는 이런 난로도 몸 녹임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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