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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들

잔잔한미소/사람들

by ih2oo 2012. 11. 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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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9일 금요일

살다 보면 나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아니 나쁜 사람은 간혹 있을 뿐이고 고마운 사람이 더 많다.

오늘도 고마운 분을 여럿 만났다.

 

먼저, 서대전 우체국의 한 여직원이다.

            충대병원에서 서대전네거리역까지 걸어오는 도중에 서대전 우체국이 있다.

마침 그곳을 지나면서 약 먹을 시간이어서 두리번거리니 우체국이 눈에 띈다.

얼른 안으로 들어가서 있을 법한 곳의 정수기를 찾으니 눈에 안 띈다.

창구를 보니 고객들로 바쁜 직원들의 틈이 없다.

간신히 어느 한 직원에게 물으니 저쪽 구석에 있단다.

바쁜 가운데 나의 질문에 기꺼이 응대해 준 여직원의 친절에 감사하며 약을 먹을 수 있었다.

서대전 우체국의 고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소개한다.

 

서대전 우체국의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

 

두 번째, 노란 옷의 중년 남자의 인사 나누기 운동

서대전사거리역에서 유성온천역까지 전철을 타고 와서 공주 가는 300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의 일이었다.

어느 한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정차하는 시내버스가 문이 열리면 버스에 대고 인사를 하는 것이다.

“기사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안전하게 운전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애쓰는 기사에게 고맙다면서 웃는 낯으로 오가는 버스마다 인사를 한다.

 

유성온천역 6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노인 한 분은

저 사람이 누구냐 하실길레

모르겠다고 하니

교회에서 나온 사람 아니냐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네요.

 

한참 후에 노란 옷의 주인공이 우리 앞에 와서 하는 말

“요즘 인사가 너무 없습니다.”

만나면 밝은 얼굴로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건네면 좋을 텐데, 아쉽다면서

전철을 타고 여기 와서 이렇게 버스 기사님께 인사하고 다시 세종시로 해서 청주까지 갔다가

대전으로 다시 온다고 한다.

유성 사느냐고 물어보니 아니고 중촌동 산다면서

서로 인사 없는 사회가 삭막하여 이렇게 인사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가 없고 이웃 사람과 말이 없는 요즈음에 별난 좋은 사람을 오늘, 만난 것이다.

이 분의 숭고한 뜻이 펼쳐지기를 기원하면서

유성온천역 6번 출구로 사라지는 그분을 멀리서 잡았다.

 

 

 

 

 

3. 공주가 고향?

유성온천역 6번 출구에서 만난 노인 한 분

어디 가시냐니까 공주 가신대서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원래 대전 태평동에서 38년을 살다가

공주로 이사한 지 10년이 됐다면서

1년에 4천 이상의 수입을 본다는 그 노인은

허리가 굽었으며 귀도 잘 안 들리는 것 같았다. 

공주에 와서 외지 사람을 위한 원룸 임대업을 하시는 그분

그 어르신의 사업이 잘될수록 지역 경제는 활성화될 것 같았다.

 

공주 오는 시내버스 안에서 만난 분의 자랑

유성에서 혼자 타고 오던 나의 옆자리에 박정자 부근에서 한 분이 올라와 앉길래

용감하게 말을 걸어 대화를 시작했다.

왜 여기서 탔으며 어디까지 가시느냐, 이것저것 물으니

90 가까운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분은 기다렸다는 듯이 시원시원 말씀도 잘하신다.

왕년에 사범학교를 나왔지만, 교직을 버리고 군 생활을 거쳐 청과물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벌었던 과거 이야기며

반포가 고향이고 내로라하는 공주의 힘 센 누구누구도 상대했다는 그분은

왕년에 운동도 좋아했으며 90이 가깝지만, 감기 한번 안 걸리는 타고난 강인한 체질이란다.

오늘은 사곡의 한 종교단체에 부인과 같이 가면서

믿음을 통한 진지한 신앙생활을 하기도 한다는 그 어른

술술 나오는 그분의 말씀에 어느새 공주에 다 왔음을 실감했다.

 

이분을 만나면 곧 알아 뵐 것 같으면서 이 어른의 건강한 여생을 축복 기원했다.

또 한편으로는 괜히 부럽기까지 했다.

 

오늘, 나에게 많은 느낌과 삶에 도움을 주신 두 분을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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