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0일 금요일
오늘 이야기다.
요즈음 포스팅할 자료가 없었나 날씨 탓인가 아니면 게으름 때문인가
오늘 비로소 오늘 이야기를 한다.
요즈음 날씨를 불볕더위라고들 한다.
뉴스에서 날마다 최고 기온이라며 계속 더위 이기들이다.
밤에는 25도가 넘으면 열대야라고 한다는데 매일 밤 더위와 싸움이다.
에어컨 전력소모량을 보고 깜짝 놀란 후 에어컨 틀기가 겁이 나서 선풍기만 틀어댄다.
선풍기도 계속 돌리니까 뜨뜻하게 열 받는다.
아무튼 역사이래 처음으로 이렇게 여러 날 계속 높은 온도로 날씨가 더워서 고생이다.
온열 병으로 앓거나 죽는 사람도 있고
이런 폭염을 재난이라고 한다는 뉴스도 들린다.
이렇게 더운 날이 계속되니 일찍 복지관 론볼장에 갔다 와서는 문 열고 마파람 쐬는 일이 고작이다.
창문이란 창문 모두 열고 부채질만 하다가 선풍기를 돌리다가 세수도 하고 그냥 가만 있는 게 좋다.
더우면 쏘다니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인 것 같다.
그러니 이발할 시기가 한참이나 지났어도 더워서 엄두를 못 낸다.
숱도 없는 머리카락이 하얘서 이발은 해야겠는데 하루 이틀 한 달이 훨씬 넘었다.
지난 6월 1일에 했으니 오늘로 꼭 40일이 되는 셈이다.
오늘은 크게 맘먹고 새벽에 이발소를 다녀오기로 하고 새벽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금강교 입구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금강교 입구
예쁜 꽃이 핀 금강교(錦江橋) 건너편 공산성의 정자 공산정(公山亭)이 보인다.
이번엔 고개를 돌려 연미산 쪽을 본다. 연미산은 늘 저렇게 병풍같이 공주를 감싸 안고 있다.
▲금강교에서 본 백제큰다리와 연미산
금강교를 건너면서 다리 아래 풍경을 본다.
공주를 상징하는 꽃문양을 내려다본다.
많은 사람이 여러 날 정성으로 힘들여 가꾼 작품이다.
▲금강교에서 내려다본 공주시를 나타내는 꽃문양
금강교를 건너면서 강물을 본다.
공주보의 물을 완전히 다 뺀 요즈음 강바닥은 전보다 많이 드러나 있다.
옛날 배다리 놓였던 자리인가, 아직도 썩지 않고 남아 있는 흔적들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새벽의 금강
▲새벽의 금강
나의 단골 이발소에 도착한 것은 6시 20분쯤이었다.
벌써 한 분이 거의 이발이 끝나가는 상황이었으니 문 연 지 한참이나 된 것 같다.
부지런한 이발소 사장이다.
▲이발소
사진으로 보아도 구수한 고풍스러운 이발소이다.
현대화된 최신 시설이 아니다.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전에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데서 살았었는데 강북으로 이사 간 후는 좀 멀어서 다니기가 어렵다.
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와야 하므로 한 번은 집 가까운 곳에 가본 적 있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나에게 맞지 않아서 멀더라도 줄곧 이곳으로 다닌다.
사장님과 비슷한 나이이고 구수한 그의 입담이 싫지 않은 것도 나를 이곳에 오게 한다.
.
잠시 이발소 벽을 살핀다.
읽어보니 좋은 글이다.
▲이발소 휴일은 매주 수요일
이곳의 위치가 버스 정류장 부근이어서 시골 가는 버스 시간표도 있고
헛걸음하지 않게 하려고 이발소 쉬는 날도 붙어 있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음미하라고 삶에 도움을 주는 좋은 말들을 골라 붙여 놓은 이 사장의 배려가 세심하다.
▲이발소 벽에 붙은 글귀
중동 살 때부터 치면 이곳 이발소 다닌 것은 15년도 넘는 것 같다.
새벽에 동네 한 바퀴 돌 때 이 이발소를 지날 때마다 집 앞 물청소를 깨끗이 하고 카세트를 틀어주는
이 사장의 부지런함에 끌려 이곳에서 이발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남들은 그런다. 뭐 깎을 것도 없는데 이발료는 얼마 주냐고
사실 다른 사람보다 이발료를 적게 받는 것 같다. 나는 머리숱이 적어서냐 친한 친구니까 그러냐?
나와 말 놓는 격의 없는 사이인 사장은 그냥 피식 웃는다.
이곳 이발소에서는 이 사장의 구수한 농담과 진담으로 여러 가지 세상 돌아가는 소리를 재미있게 잘 듣는다.
오늘 머리를 깎으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공주 시내에 이발소가 한 100개는 되지 않느냐니까
4, 50개 정도란다.
공주 시내 6개 행정동에 10개씩만 해도 60개가 넘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공주 시내에 미용학원은 있어도 이용학원은 없단다.
이발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서울 가야 학원이 있단다.
전문대학에 이·미용 학과가 있는 곳에 가든지 그의 이야기로는 이용학원이 있는 서울로 가서 이발 기술을 배워야 한단다.
요즈음은 미장원에서 머리 깎는 남자가 많아서 이발하러 미장원으로 간다면서
미용사는 면도하면 안 된다는 규제가 있는 모양인데 날 칼 면도를 안 해도 젊은이들은 미장원 이발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참, 여기서 이발소와 미장원 이야기
사람이 머리가 길면 머리를 깎으러 어딜 가나?
전에 나는 이발소에 간다고 했다.
지금 간판이 이발소란 것은 없다.
이발하는 곳을 이발관이라고도 했는데 요즈음 대부분 이용원이다.
옛날 내가 학교 다닐 때 거리에서 동양이발관, 미도이발관 호서이발관 등을 본 것 같은 기억이 있다.
미장원은 여자들이 머리를 예쁘게 하는 곳이다.
동경미장원, 파리미장원 명동미장원 등 미장원 간판도 본 듯하다.
동경이니 파리니 명동의 최신 유행 헤어 스타일을 만드는 곳이라는 뜻이었나 생각된다.
그런데 미장원보다 헤어 샵을 비롯하여 뷰티 살롱이니 외래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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