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5일 화요일
할머니가 손녀 때문에 놀란 사실
늘 마시는 녹차
우리는 거의 하루에 한 번은 녹차를 마신다.
다기(茶器)를 잘 다루는 것은 아내여서 대부분 그가 차를 우려낸다.
적당한 온도의 물과 차의 양이 중요한데
미지근하거나 떫거나 하지 않고 날마다 거의 같은 맛의 녹차를 마시는 것은
오로지 아내의 덕분이다.
나도 녹차를 우려낼 줄은 알지만, 아내만 한 솜씨가 못 되어서 아내가 바쁠 때만 내 차례다.
누가 만들든지 녹차의 효능과 마시는 시간과 분위기가 좋아서 사뭇 우리 둘은 차를 마신다.
오늘도 녹차를 마셨다.
나는 아직도 찻그릇, 다기의 이름도 용법도 정식으로 배운 바가 없다.
차 넣는 손잡이 그릇에 적당량의 차를 넣고
큰 그릇에 물을 따라서 마실만큼의 온도를 맞춰서 따끈한 물을 따랐다가
잔에 부어 마시는데 한 번에 6, 7잔 마신다.
차 봉지에서 조금씩 덜어내어 마시면 나중에 부서진 가루가 찌꺼기가 된다.
그런데 차 찌꺼기를 거르는 작고 동그란 나무 망이 있는데
이것을 아내는 늘 한 손에 들고 그 망에 차를 따라서 찌꺼기를 거르는 모습을 죽 봐 왔는데
오늘은 컵의 테에 그것을 얹어 놓고 따르는 것이다.
그릇의 테에 거름 그릇의 턱을 맞춰 놓는 법을 손녀에게 배웠다는 것이다.
윤진이는 여덟 살로 1학년이다.
그놈이 거름 그릇의 뒤에 파진 홈을 그릇의 테에 올려놓는 법을 깨닫고 할미한테 가르친 모양이다.
참으로 신통방통한 일이다.
어린 애가 늙은 할미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깨달았다는 데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칭찬할 만하다.
우리 풍천 임가에 이런 인재가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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