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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사회

잔잔한미소/사람들

by ih2oo 2023. 1. 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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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라는데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동물임을 실감한다.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어울려서 운동을 하고

때로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짓고 하는 다른 하루의 일 가운데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아내, 버스 기사, 의사, 약사, 어울려 주는 동료들, 모도 다른 사람의 힘과 도움으로 살아가는 나다.

 

시내버스를 타고 내리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를 서슴없이 말하게 되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기가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아무 말 안 해도 못 타지는 않지만, 버스를 태워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별 거 아니라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쌓인 피로도 풀릴 수도 있는 계기도 되리라 믿는다.

어색하게 억지로 나오는 인사가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고마움을 표하는 인사말은 참으로 좋다는 생각이다.

 

엊그제 개명사 정기법회 때 부처님께 올리는 떡 공양을 산성시장의 남궁떡방앗간에서 올렸다는 말을 듣고

우연히 그곳을 지나면서

"사장님, 이번에 떡 시주 하셨다면서요." 하니

"맛있었어요?" 한다.

"예, 여러 가지를 넣어서 정성으로 만든 떡이라 참 맛있었어요."

하니 즐거운 표정이다.

별것 아니지만, 베풂에 대한 인사는 꼭 필요한 것이다.

서로 돕고 사는 게 우리 사회다.

 

지난주 토요일 점심 식사를 두 처남과 같이 했는데 

그 후로 집에 와서 장갑을 어디다 뒀는지 찾아도 없고 생각이 안 났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점심 먹었던 그 식당에 두고 온 것 같아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혹시 카운터에 누군가 두고 간 장갑 있나 봐주세요." 했더니

"예, 하나 있는데 오셔서 보시지요." 한다.

한참 후에 그 식당을 찾아가니

과연 내가 찾던 그 장갑이 눈에 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맡았다가 주시니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찾아왔다.

"개성집 사장님 고맙습니다."

나는 가끔 내 물건을 잃어버리는데

그중에 하나가 우산이고 이렇게 추운 날에 장갑도 잃어버린다.

내가 갖고 다니는 물건에 대한 애착심이 없는 것인지, 건망증인지 아직은 치매로 보진 않지만,

내 물건을 가끔 잃어버리는 것은 오로지 나의 부주의한 탓이다.

 

남이 두고 간 물건을 탐내지 않고 잘 보관했다 임자를 찾아주는 마음, 지금은 일상화된 것 같다.

누군가가 놓고 간 그 물건은 언젠가 잃어버린 사람이 찾아갈 수 있게 배려하는

우리 모두의 자세다. 무엇이나 내 것이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는 게 정상이다.

 

남의 물건을 내 것처럼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나에게 신세를 지면 조금이라도 보상하는 마음, 주고받는 마음씨가 아름다운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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