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처 연못에 연꽃이 지고 나니 여기저기 연밥이 달렸습니다.
연밥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송이마다 씨가 들어있는 구멍이 다 같지 않습니다.
내가 본 것 가운데 작은 것은 8개, 많은 것은 27개도 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언뜻 봐서는 구공탄 중의 19공탄 처럼 19개 구멍 인즐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아마 연꽃 크기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파랗다가 점차 갈색으로, 나중에는 검게 색이 변하면서 구멍 안의 씨앗도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연밥에 대하여 검색해 보니 연꽃 관련 자료가 흥미를 도웁니다.
연꽃은 해가 뜰 무렵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해 오전 열 시쯤 완전히 피고, 오후 서너 시부터 닫히기 시작해
다섯 시 반이면 완전히 오므라듭니다.
마치 오로지 태양의 뜨거운 기운만 받겠다는 듯이 말이지요.
그리고 그 태양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것이 지상에서 가장 단단한 열매로 불리는 ‘연밥’입니다.
안에 들어있는 씨앗이 어찌나 딱딱한지 싹이 트는 게 불가사의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연 씨는 갈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단단한 껍데기 덕분에 땅속에서 썩지 않고 3천 년도 견딜 수 있고
천 년 이상 땅에 묻혀 있어도 발아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원리는 역설적으로 상처가 나야 꽃이 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전남 보성의 대원사 주지, 현장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뿌리에 상처를 입어야만 증식할 수 있는 연꽃의 생리처럼 인간도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숙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핀 꽃은 중국 송나라의 주돈이가 〈애련설(愛蓮說)〉에 쓴 대로입니다.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주돈이, 〈애련설(愛蓮說)〉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으나 겉은 곧고
덩굴지지도 않고 가지를 치지도 않은 채
향기가 멀리 퍼질수록 더욱 청아하다.
참으로 닮고 싶은 그 생(生)의 비결은 단단한 껍데기에 난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58XX74400011
공주 정안천 연못에서 피어나고 시들어가는 연꽃의 모습을 보면서
생(生)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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