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공원(산책로)/정안천생태공원 834

안개 낀 생태공원

2024년 2월 26일 아침 안개가 잔뜩 낀 날,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섰는데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매우 짙은 안개다. 정안천 생태공원길을 도는데도 안개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이지만 조심해서 걸었다. 이렇게 안개가 자욱한 날 생태공원길에서 보이는 풍광이 나는 멋있게 느껴진다. 안갯속의 정경이 예쁘게 보이는 것은 내가 원하는 피사체 주변의 지저분한 것들이 가려지는 효과를 안개가 만들기 때문이다. 공주 정안천 생태공원의 안개가 자욱한 날 모습이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모양새를 보면 한가운데 길 쪽은 나뭇가지가 작고 가늘고 바깥쪽으로는 햇빛을 받으려고 더욱 왕성하게 뻗쳐 있는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그렇다.

연못의 백로

2024년 2월 24일 토요일에도 론볼장은 열린다. 두 링크에서 6명, 8명이 경기가 진행 됐다. 론볼 경기는 날마다 하지만, 정말로 내 맘대로 잘 안 된다. 공의 특성을 몰라서도 아니고 표적구가 잘 보여도 내가 보내고자 하는 세기나 방향이 나의 생각과 뜻대로 잘 안 된다. 잘 될 때는 기분도 좋고 재미있어서 신이 나는데 안 되는 날은 기분도 안 좋다. 어쨌던지 날마다 오전 시간을 이렇게 론볼 경기를 하면 한 나절이 금방 가는 것 같다. 론볼 경기 전에는 늘 하는 대로 연못가 주변 산책로를 천천히 걷는 걸 일과로 삼는다. 눈이 오나 비가 ㅇ호나 바람이 부나 항상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는 것이 일과로 되어 있다. 오늘은 연못에 백로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요즈음 연못에 물이 고이고 있다. ..

요즈음 메타세쿼이아길

2024년 2월 20일 날씨가 포근하여 눈 아닌 비가 오는지 아침부터 하늘이 어둡다. 엊그제 산 5천 원짜리 접이식 소형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차금* 대신 먼저 도착한 김석* 님이 강기*님과 함께 태워 주신다. 쉽게 론볼장에 도착하여 보니 백만* 님이 벌써 문을 따고 론볼 운동 준비물을 다 내놓았고 회의실 상패 놓은 곳을 열심히 걸레질하는 배만* 님을 보니 참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분이라는 느낌을 더 들게 했다. 맡은 일은 물론이고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고마운 분이다. 비가 적게라도 내리니 모두 론볼장을 도는데, 나는 오늘도 우산을 쓰고 메타세쿼이아길로 나서서 걸었다. 늘 걷는 길이 오늘이라고 특별히 변한 것은 없다. 바닥에 고인 물에 비친 나뭇가지들이 새삼스럽게 보였고 주차장 부근의 ..

7분과 4분

걸리는 시간이 아무려면 어떤가 한 발짝 한 걸음을 떼어 걷는 두 다리가 아직은 성한 게 나의 행복이다.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반복되는 산책,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실천했다. 정안천 생태공원의 메타세쿼이아길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매일 아침 여기를 걸으면서 발자국을 세는 사람이 나다. 몇 그루의 나무가 서 있나도 알아봤고 굵기가 대략 어떤지도 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바람 불면 모자를 쓰고 걷는 주변에 사람이 있든 없든 언제나 나만의 길을 묵묵히 걷는다. 걷는 거리가 똑같은데도 날마다 세는 걸음 수가 같은 날이 드물다. 이는 걸음걸이가 일정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 보폭이 일정하지 않다는 결과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도 언제나 같지 않다. 걷다가 누굴 만나기라도 하..

어디로 가는 길인가?

2024년 2월 14일 공주 정안천 생태공원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보이는 것들 몇 장면을 찍었는데 부근의 고속도로교각 위를 자세히 보니 멀리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저쪽으로는 어디로 가며, 이쪽으로는 가는 곳이 어딘지 당겨 보았다. 겨울의 메타세쿼이아길은 언제나 강직함과 올곧은 생각을 갖게 한다. 가을이면 가는 침엽수 낙엽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주변을 온통 지저분하게 만든 메타세쿼이아다. 우리 론볼장 안까지 지저분한 낙엽 이 날아 들어와서 그걸 청소하느라 애쓴 사람이 하나둘이 아님을 안다. 론볼장 옆에 마곡커피가 자리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을 걷다가 간판을 보고 들러 한 잔 마시고 가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다. 다른 카페의 값보다 어떤지 모르겠다. 야외에서 추움을 이기는 분위기를 즐기는 것 같다.

정안천 둑 길

2024년 2월 10일 아내와 같이 정안천 변 둑길을 돌면서 보이는 풍광을 담았다. 길바닥이 며칠 전 내린 비 때문인지 질퍽거려서 갓길로 조심스럽게 걸었다. 길 옆 양쪽 작은 메타세쿼이아가 이제 제법 큰 모습이다. 올해도 많이 클 것이다. 중산천 다리 주변 공사장은 여전히 어수선하다. 여기도 봄이 되면 공사가 잘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냇물에는 흰뺨검둥오리 여러 마리가 헤엄 치며 한가롭다. 추위가 더 풀려도 이들은 여기 있을까? 설 이튿날이지만, 이 길을 걷는 사람이 더러 눈에 띈다. 설 명절에 만났던 아이들과 동생들이 아직도 뇌리에 떠나질 않는다. 모두 아프지 않고 잘 지내는 것만도 다행이다. 길을 걸으면서 올해도 모두 걱정 없이 잘 지내기를 빌었다.

봄이 올 것 같은데

2024년 2월 6일 화요일 아침부터 날이 흐리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서 어둡고 우중충한 날이다.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지만,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그냥 날만 흐린데 이런 날에는 메타세쿼이아길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춥지는 않지만, 음산한 날이라 냉큼 밖으로 나가기 싫은 날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이 길을 걸었다. 길바닥은 촉촉하게 젖어있고 곳곳에 움푹 파인 곳엔 물이 고여 있다. 물 고인 길바닥을 보면 물 위에 길 옆 나무들이 반사되어 보인다. 메타세쿼이아 나뭇가지가 길바닥 물 위에 비친 잔영을 본다. 좁은 범위이고 맑지 않아서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그 좁은 물 위로 비치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입춘 지난 청룡리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봄을 기다린다.

메타세쿼이아 둑에서

2024년 2월 3일 요 며칠 사이 공주 의당면 메타세쿼이아 언덕길에서 보이는 풍광들을 담아 보았다. 오늘 아침 영상 1도를 나타내는 겨울치고 포근한 날이지만, 모자를 푹 눌러쓰고 주차장부터 북쪽 파크골프장까지 걸었다. 걷는 동안 늘 걷는 몇 사람을 만났을 뿐 비교적 한산한 길이다. 내 발걸음으로 900보는 넘지만, 천 보는 안 되는 비교적 짧은 메타세쿼이아길이지만, 오히려 나는 이 길이 좋다. 더 길면 중간을 버리고 걸을 텐데 한 번 왕복하면 적당한 거리라 생각한다. 멋진 화장실, 길 밑의 연못길, 길 옆 탁구장, 론볼장, 그 옆의 보이지 않는 게이트볼장, 파크골프장 등이 있어서 걷는데 변화를 주어서 좋다. 길가 복지 시설들이 있어서 단조롭지 않은 길이어서 더욱 좋다. 봄이 되면 바로 완공될 황톳길도 ..

겨울은 적막한 계절

2024년 1월 24일은 한파를 걱정하는 매스컴들이나 주의를 당부하는 지자체 문자들이 오히려 더 추위를 느끼게 하는 날이다. 눈이 내린 산책길을 걸으면서 겨울의 적막감을 피부로 느낀다. 걷는 사람 없고 들리는 소리라야 고속도로나 옆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 소리뿐이다. 가끔 건너편 산에서 돌과 흙을 파내는 굉음도 더러 화음을 넣는다. 나무 위에서 들리던 까치나 까마귀 소리도 없다. 살짝 쌓인 눈길은 뽀드득 소리도 안 난다. 이런 침묵의 길이 좋다. 이걸 즐기면 된다. 묵묵히 걷는다.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양다리가 나에게는 있다. 아직은 건재하다.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겨울도 걷기 좋은 길

2024년 1월 25일 추운 겨울이지만, 오늘도 정안천 냇물가 산책길을 걸었는데 나처럼 걷는 사람을 두어 명 만났다. 둘이서 걷는 사람, 또 혼자서 걷는 사람. 그들도 나와 같이 이 겨울길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추우면 춥다고 냉큼 나서기가 어려운데 영하 7, 8도 정도야 견디며 걸을만하다고 판단하여 추위를 참고 걷는다. 겨울 추운 길도 마다하지 않고 걷는 게 습관이 되었다. 입김이 나서 눈썹이 하얗지만, 그런대로 걸으니 걸을만하다. 냇물을 보니 오리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살짝 살얼음이 얼었는데 그 얼음 위로는 오리들이 설 자리는 아닌 것 같다. 이럴 때는 오리들이 어디로 갈까 궁금하다. 연꽃 폈던 연못도 고인 물이 얼었고 멀리 식품 공장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를 하늘 높이 내뿜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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