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6일 화요일 아침부터 날이 흐리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서 어둡고 우중충한 날이다.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지만,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그냥 날만 흐린데 이런 날에는 메타세쿼이아길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춥지는 않지만, 음산한 날이라 냉큼 밖으로 나가기 싫은 날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이 길을 걸었다. 길바닥은 촉촉하게 젖어있고 곳곳에 움푹 파인 곳엔 물이 고여 있다. 물 고인 길바닥을 보면 물 위에 길 옆 나무들이 반사되어 보인다. 메타세쿼이아 나뭇가지가 길바닥 물 위에 비친 잔영을 본다. 좁은 범위이고 맑지 않아서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그 좁은 물 위로 비치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입춘 지난 청룡리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봄을 기다린다.